‘화엄경소론찬요’는 ‘화엄경’의 주석서다. 중국 명나라 말기와 청나라 초기에 활동했던 도패대사(1615~1702)가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와 이통현 장자의 ‘대방광불화엄경론’의 핵심만을 뽑아 약술 편저한 책이다.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는 80권본 ‘화엄경’에 주석인 소(疏)가 60권, 여기에 다시 설명을 붙인 초(鈔)가 90권일 정도로 분량이 방대하다. 대소승의 경전과 논서뿐 아니라 유가와 노장까지종횡으로 넘나든 상세하고 치밀한 해설로 유명하다.
7세기 하북성 출신인 이통현 장자는 유교와 불교 서적에 두루 능통했으며 특히 ‘화엄경’ 연구에 몰두했다. 당나라 측천무후 때 실차난타가 ‘화엄경’을 80권으로 새로 번역하자 이통현은 이에 한역을 바로잡고 주석을 달아 ‘대방광불화엄경론’을 편찬했다. 신역 ‘화엄경’에 대한 첫 주석서였다.
청량국사의 ‘소초’와 이통현 장자의 ‘화엄경론’은 모두 방대한 ‘화엄경’을 상세하게 해석한 명저로 손꼽힌다. 도패대사는 청량의 소초와 통현의 논을 놓고 다시 한번 핵심만 가려 엮었다. 덕분에 ‘화엄경소론찬요’는 오늘날까지도 최고의 ‘화엄경’ 주석서로 손꼽힌다.
혜거 스님은 은사인 탄허대종사의 번역서를 참고하면서 ‘화엄경소론찬요’를 더 쉬운 현대의 언어로 번역했다. 2016년 ‘화엄경’ 80권본 39품 중 ‘세주묘엄품’에 해당하는 1·2권 간행을 시작으로 2017년 3·4권, 2018년 5·6권, 2019년 7·8·9권이 차례로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십회향품’에 해당하는 10·11·12권이 출간됐다. 10년을 예상한 대작불사가 차근차근 진행되면서 빠르면 2년 내에 완역이 가능할 전망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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