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쉽지 않다. 부처님의 법문도 많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경전의 양도, 종류도 넘사벽이다. 내용도 어렵다. 중관과 유식과 같은 대승불교 가르침의 난해함에 들어서면 어지간한 지적능력으로는 이해조차 어렵다. 거기다가 다른 종교처럼 믿고 따르면 세상을 창조했다는 신이 알아서 구원해 주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배우고 스스로 익혀서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성불이든 해탈이든 가능하다. 이렇게 어렵다보니 일찌감치 경전과 담을 쌓고 기도와 보시, 참선과 같은 실천으로 바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다른 종교의 신자들에 비해 책을 너무 안 읽는다는 비판이 항상 따라붙는다.
이런 이유로 불교의 핵심과 굵은 뼈대를 추려 배움의 기초를 쌓게 하고, 가르침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개론서의 역할은 중요하다. 잘 만든 개론서 한권을 선정해 부지런히 읽으면 불교의 요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더 깊은 공부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철학 강의노트’는 20년간 동국대와 조선대에서 불교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류효현 교수가 그동안의 강의 내용을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책은 1장 불교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2장 불교 이전의 종교 사상계, 3부 붓다의 근본 가르침, 4부 대승불교의 가르침, 5부 현대사회와 불교, 6부 불교문화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 ‘달마야 놀자’를 통해 불교의 평등관을, 영화 ‘화엄경’을 통해 연기법의 의미를,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통해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와 업에 대해 설명하는 등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남다른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고답적인 교리만이 아닌 환경문제, 사이버 세계 등 삶 속에서의 불교의 역할, 그리고 사찰과 전각, 문, 탑 등 불교문화 전반에 걸친 다양한 설명들은 이제 막 불교에 입문한 이들에게 참다운 불자로 향하는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62호 / 2022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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