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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특집] 불자가수 배아현

  • 새해특집
  • 입력 2022.12.28 13:39
  • 수정 2023.01.03 15:24
  • 호수 1663
  • 댓글 3

“부처님 생명 존중·자비 가르침 함께 실천하며 살아가요”

남양주 불암사 신도 어머니 따라 모태불자
장기기증부스 접하고 생명나눔 가치 알아
소속사 없이 활동하며 취객에 변 당하기도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사찰 찾으면 안정돼
인드라망 본받아 생명 소중함 전법에 진력

장기기증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부처님의 생명 존중 가르침을 누구보다 앞장서 실천하는 연예인이 있다. 바로 트로트 가수 배아현. 

‘리틀 주현미’로 잘 알려진 배아현(27)은 2015년 신인가수 등용문으로 알려진 ‘이호섭 가요제’에서 노래 ‘24시’로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노래 실력과 원숙한 표현력으로 주목받으며 2집 ‘배띄워라’ ‘선비 좋아 마세요’ 등을 히트시키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2022년 생명나눔실천본부·템플스테이 20주년 홍보대사로 위촉되며 불자 가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불연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시작됐다. 어머니는 매일같이 남양주 불암사에 찾아가 둘째 딸이 건강하게 태어나길 간절히 기도했다. 태어나서는 어머니의 등에 업혀 스님들에게 예쁨을 받았다. 초등학생 때는 오빠와 남동생과 주말마다 사찰을 찾아 뛰어놀았다. 그에게 사찰은 두 번째 집이고, 놀이터였다.

“스님이셨던 외할아버지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대웅전이 어떤 곳이고, ‘나무석가모니불’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지만 드넓은 도량이 좋아서 자주 찾아갔어요.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불암사에 혼자 올라가요. 조용히 사찰을 걷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답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사람들 앞에 나서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타고난 실력 덕분인지 노래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람들은 그를 무대로 올려 보냈다. 자연스럽게 가수를 꿈꿨지만 어머니는 극구 반대했다. 유독 활발했던 그를 공부시키고자 붙잡고 며칠을 설득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이 “노래에 소질이 있으니 가수를 꼭 해야 한다”고 어머니를 설득해 가수로 데뷔할 수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어려서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네 대표로 가요제에 나가는 등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가요제에 참여하며 가수의 꿈을 키워나갔다. 전국 노래자랑에 출연하러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2013년 고등학교 시절 제주도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히든싱어 시즌2 5회 주현미편’에 출연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뛰어난 무대 장악력과 가창력으로 대중을 휘어잡은 그에게 가수 홍진영은 “저 친구 제가 키우고 싶다”, 가수 주현미는 “성인이 되면 제자로 받아주겠다”고 약속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끊임없이 노력해 2015년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스무 살의 어린 나이에 시작한 가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대학 진학을 시도했으나 트로트를 배울 수 없어 고민 끝에 포기했고, 2016년에는 한 행사에서 공연 도중 취객에게 강제로 끌어내려지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의 꿈은 흔들리지 않았다. ‘모창을 계속하면 모창가수로만 남는다’ ‘가수로서의 독특한 음색이 있어야 한다’는 주변의 우려에 눈물을 머금고 자주 따라하던 주현미의 노래를 끊었다. 마땅한 소속사를 구하지 않고 독립가수로 활동했기에 매니저를 대신해 그의 가족들이 모든 일정을 잡아야 했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어릴 적 고속버스를 타고 전국 가요제를 찾아다닐 때부터 매니저를 자처해 기쁠 때나 힘들 때나 항상 옆을 지켰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가족이 직접 홍보하고 일정을 잡아주시는 등 케어를 해주니까 마음은 편하지만 가족들도 연예계 쪽은 잘 알지 못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하듯이 직접 겪으면서 배워왔어요. 소속사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여러 문제로 속앓이 하는 모습을 보면 가족이 이렇게 해주는 게 큰 복인 것 같아요.”

어머니와 함께 불암사를 자주 찾았던 인연이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대사로 이어졌다. 부처님오신날을 비롯한 각종 행사 때마다 도량에 세워진 장기기증 희망등록 부스를 유심히 지켜보던 그를 회주이자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인 일면 스님이 눈여겨본 것이다. 

2022년 4월 위촉장을 받고 공식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각종 행사나 개인적인 활동에서 생명나눔을 언급하고, 팬클럽 실시간 미팅에서도 항상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알렸다. 적극적인 활동 덕분에 일부 팬클럽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는 등 선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팬들의 응원이 더해지면서 최근에는 전국 사찰에서 ‘산사 음악축제’ 무대에 자주 오르고 있다. 부처님께 음성공양을 올리는 그 자체로 뿌듯하다. 배아현은 “사찰에서 노래를 부르면 부처님 앞에서 부른다는 생각에 더 잘 불러진다”고 밝혔다.

깊은 불연은 템플스테이로 이어졌다. 김제 금산사에서 행사를 마쳤을 때 관계자로부터 템플스테이 20주년 홍보대사를 권유받았다. 사찰을 많이 찾았으나 불교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에게 안성맞춤이었다. 2022년 7월 김천 직지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직접 체험해 볼 기회가 찾아왔고, 1박2일 동안 20대 대학생들과연꽃등 만들기 체험·사명대사길 포행·사물관람 등을 함께하며 불교문화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배아현은 “‘화엄경’에서 말하듯 모든 실상은 서로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유기적 생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배아현은 “‘화엄경’에서 말하듯 모든 실상은 서로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유기적 생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휴가를 내어 마음 맞는 친구들이나 가족들이랑 꼭 같이 체험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은 경험이었어요. 고요하고 여유로운 산사에서 부처님 가르침과 스님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코로나 때문에 발우공양을 하지 못한 것이에요. 템플스테이 하면 제일 먼저 발우공양을 떠올렸거든요. 다음번에는 친구들과 함께 빠짐없이 체험하고 싶어요.”

발우공양은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돼 비추고 있다’는 부처님의 ‘인드라망’ 생명존중 가르침이 담긴 스님들의 식사문화다. 최근에는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FC) 축구선수가 등에 인드라망 문신을 새긴 것으로 드러나 주목받기도 했다. 배아현은 “‘화엄경’에서 말하듯 모든 실상은 서로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유기적 생명공동체”라며 “인드라망 가르침을 본받아 장기기증을 계속해서 홍보하고 채식에 도전하는 등 생명존중을 꾸준히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해에는 홀로 무대에 오르던 과거와 달리 댄스곡인 2집 ‘선비 좋아 마세요’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 계획이다. “꾸준히 노력해 뚜렷한 개성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그는 불자들에게 신년 인사도 잊지 않았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살다 보니까 조바심에 욕심이 막 생겨나고, 병까지 나더라고요. 스트레스는 남이 아니라 제가 받는 거잖아요.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며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웃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 흐르듯이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행복도 찾아올 것이라고 믿어요. 여러분들도 스트레스 없이, 건강 챙기면서 행복한 새해 맞이하길 바라요.”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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