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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4색 포교 스토리] 경찰청 불교회의 산증인 윤은실 총무

  • 새해특집
  • 입력 2022.12.28 18:03
  • 수정 2022.12.28 18:12
  • 호수 1663
  • 댓글 0

“총무가 발로 뛰어야 원활히 순항하죠”

30년 명맥 이어온 경찰청불교회 총무 맡아 10여년간 운영
회원 눈높이 프로그램 제공…“주인의식 가지고 임해야” 강조

20~30년전만 하더라도 직장불자회는 흔히 찾아볼 수 있었고, 활동도 두드러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종교에 대한 관심이 차츰 줄고 회원 이탈이 잇따르면서 많은 직능직장불자회가 흔적을 감췄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직능불자회 운영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단체가 있다. 바로 경찰청불교회,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30년간 명맥을 유지해온 역사를 자랑한다.

경찰청 불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불교회 중심에는 윤은실 총무가 있다. 강산이 3번이나 변하는 세월동안 경찰청에 몸담아온 윤 총무는 경찰청불교회의 역사를 함께한 산증인으로 불린다.

불교회와의 인연은 1992년 경찰청 지하에 법당을 개원하면서 시작했다. 자신의 직장에 법당이 생기니 불자로서 자부심과 함께 기쁨이 밀려왔다. 법당으로 찾아갔다. 작은 규모였지만 불상이 모셔져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지만 여전히 불교회의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혼자 법당을 찾아 초를 켜고 기도를 올리는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있는 이 공간이 누군가의 헌신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깨달았고, ‘내가 이러면 안되지’하면서 법당 가꾸는 일에 힘을 보태야겠다 싶었다. 생각이 바뀌니 마음에도 변화가 일었다. 내 법당이라는 애정이 생겼고, 그 해 1997년 불교회에 가입했다.

입회 후 설거지와 청소 등을 도맡아했고, 법회 날이면 누구보다 먼저와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지난 시간이 아쉬울 정도였다. 일이 바빠도, 2000년 국제포교사 품수를 받고 활동 할 때도 그는 법당을 찾았다.

그러던 2010년, 퇴임을 앞둔 선배가 총무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국제포교사로 활동하고 있고, 스님들과 인연이 있어 불교회와 가교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총무는 실질적인 운영을 해야하는 중책이기에 망설였다. 그러나 거듭된 요청에 총무직을 수락했다.

총무를 맡고보니 할 일이 태산이었다. 법문을 해줄 스님을 초청하는 것은 물론 회원·법당 관리 등 총무의 손을 안 거치는 것들이 없었다. 책임감도 커졌다. 불교회 일이라면 만사 제치고 뛰어들었다. 매주 목요일 법회가 이뤄지는데 공양물 준비는 물론이고, 다섯째 주 자체 법회 진행을 위해 스님, 특별 강사를 초빙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불교회 모든 업무에 윤 총무의 섬세한 손길이 스쳐갔다.

오랜 시간 단체가 유지되어올 수 있던 것도 윤 총무의 역할이 컸다. 실질적인 운영은 총무의 일이지만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하다간 단체가 와해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윤 총무는 결정권이 있음에도 임원진 및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조율해나갔다. 그 결과 상호 간 신뢰감이 상승했고, 친밀한 관계가 형성돼 끈끈함을 보여주고 있다.

“비결은 ‘공감대 형성’과 ‘주인의식’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엇나가지 않죠. 내 법당이라는 주인의식이 있어야 애정이 생기고, 기름칠 한 바퀴마냥 잘 굴러가니까요. 회원들에게 항상 강조해요. 불자인 우리가 주인이라고. 그럼 더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수밖에 없겠죠.”
 

윤은실 총무는 33년간 경찰청에서 근무하면서 경찰청불교회의 역사를 함께한 산증인이다.
윤은실 총무는 33년간 경찰청에서 근무하면서 경찰청불교회의 역사를 함께한 산증인이다.

회원 규모도 매우 중요하다. 회원이 없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마련. 그는 회원의 이탈을 막고,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자 꽃꽂이, 만다라 그리기 등 회원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만다라 그리기의 경우 승급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수험생 자녀가 있는 경찰, 출산을 앞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 회원들과 천수경 독송을 하거나 반야심경, 부처님생애 영자 서적을 공부하며 신행활동도 꾸준히 이어갔다. 그렇게 올해 10월27일, 경찰청불교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윤 총무는 “선배님들이 가꿔왔던 법당과 법회를 우리가 잘 이어받아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발로 뛰어야 산다잖아요. 몸은 고되지만 맞는 말인 듯해요. 정년이 4년 남았지만 남은 시간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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