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에서 농사짓고 글도 짓는, 30대 작가 지망생의 일기장 같은 책. 계절이 바뀌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 같은 알싸함을 느끼게 한다. 쓰러진 고추를 세우고 말뚝에 줄을 감아 다시 앞으로 나아갈 때는 독자의 마음도 함께 추슬러지는 것 같다. 작가는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곳에 간다고. 그 옆에서 골골거리는 고양이와 산책을 재촉하는 강아지가 책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남설희 지음, 아무책방, 1만4000원.
[1664호 / 2023년 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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