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계종 ‘명상센터 건립-순례길 조성’에 큰 기대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3.01.16 13:35
  • 호수 1665
  • 댓글 0

현대문명 속 소외‧고뇌 치유 절실
한국 수행 특성 ‘표준 명상’ 기대

‘열암곡 부처님’… 안전 확보에 만전
종단 직영 요양병원 운영도 ‘눈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올 한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핵심 종책 과제들을 내놓았다. 방점을 찍은 건 37대 집행부가 출범 직후 선언했던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와 명상치유센터 건립이다. 

통일신라 때 조성된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 세우는 불사는 ‘천년을 세우다’로 명명됐다. 그 어떤 난관도 뚫고 일어서는 한국인의 강인한 기상을 응집시키고, 그 힘을 국운 융성의 토대로 삼자는 원력을 투영했기 때문이다. 이 불사를 향한 대중의 관심과 열정을 간단없이 이어 범국민 차원의 불사로 격상시키려면 1월에 발족한 ‘천년을 세우다’ 준비위원회가 예정대로 4월에는 추진위원회로 전환되어야 한다. 추진위가 별다른 이유 없이 너무 늦게 출범하면 불사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물론 문화재청, 국립공원 관리공단, 경상북도‧경주시 등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당면한 법적‧기술적 문제들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하니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소외와 고통으로 마음이 불안정한 국민들이 많다”며 “국민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선 명상’ 보급 등을 통해 마음의 벗이 되겠다”고 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상투적으로 전하는 ‘선언적 의미’로 읽히지 않는다. 명상치유센터 건립에 이어 전국 유수 사찰과 연계한 순례길 활성화 계획까지 세웠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취임 직후부터 명상치유센터 건립을 약속한 바 있다. 여기에 덧붙여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명상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보급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월 국내 명상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국내외 수행프로그램 현황을 파악한 후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개인이 아닌 종단 차원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은 조계종의 ‘표준 명상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에서 연구되어 전파된 ‘서양 명상’을 참고는 하겠지만 그대로 ‘수입’해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수행 특성을 살린 명상을 염두에 두고 있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선의 황금시대에 펼쳐졌던 중국 당나라 때의 남종선과 북송 이래 대두된 후 한국 불교로 이어져 조계종 수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간화선도 면밀하게 분석해 명상과의 접목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난제를 보완‧수정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명상 지도자들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느 한 수행법만이 최고라는 사견을 내려놓고 ‘이 시대에 필요한 수행법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져놓고 지혜를 모은다면 결실을 볼 수 있다고 본다.

‘진실하고 헌신적인 자세로 임한 순례는 삶의 원기를 북돋워 준다’고 했다. 그 힘이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또한 나름의 신성한 체험을 통해 지혜를 얻거나 새로운 경지에 들어서기도 한다.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고 오른 순례자들에게 길이 내어 주는 선물이다. 산사가 품고 있는 ‘길’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전국의 교구본사는 물론 삼보사찰, 관음‧문수‧지장성지 어느 곳을 가더라도 순례길이 조성되어 있다. ‘상월선원’은 2022년 삼보사찰을 연계한 ‘천릿길’을 걸어 새로운 순례길도 열어 보였다. 

그러나 독실한 불자가 아닌 이상 이러한 길이 조성되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주제‧코스‧난이도 등에 대한 상세한 안내는 필수다. 그리고 길 위에 흐르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야 한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전했듯이 “각 순례길마다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코스와 주변 경관, 생태‧문화자원의 정보를 모바일 앱으로 제작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입체적인 계획을 실현하면 포교원이 발원했듯 일반인도 자연스럽게 사찰로 걸음 할 것이다.

아울러 연등회관 건립과 승려 노후 복지 강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할 종단 직영 요양병원 인수‧운영, 불교장례문화 확산의 일환인 불교 전통 다비장 설치‧지원 등은 종단의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기대하는 바가 크다.

[1665호 / 2023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