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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 저변 확대하려면

기자명 민학기

2500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의 법이 인도 전역에 퍼졌다. 부처님 열반 후에도 아소카대왕의 불전결집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까지 포교됐다. 그러나 히브리와 아랍에서 일어난 새로운 사상과 충돌하면서 페르시아, 아랍, 그리이스, 로마로 건너간 불교가 소멸되더니 드디어 불교의 본거지인 인도에서마저 불교는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교가 전래된 이래 1700년 동안 중국의 유교, 도교, 우리 전통의 선가 사상 등과 함께 동거했지만, 서로 이질적인 사상이 아니기 때문에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고 점잔을 떨어도 됐다. 

그런데 200년 전 조선 후기 천주교, 기독교 등 서양 종교가 전래되고, 해방 후 서양식 교육과정이 도입됐다. 특히 서양음악, 서양미술 중심의 정서교육이 보편화되면서 어릴 때부터 서양사상이 먼저 접근해 세뇌를 시작했다. 게다가 소년기와 청소년기에는 외향적인 서양사상의 꿀맛에 빠져드는 바람에 불교에 대한 관심은 점점 희미해져 왔다. 

이제는 불교가 사람들을 사찰에 오도록 유인하지 않으면 서양종교가 먼저 잡아다가 온갖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염색해 버리고, 사찰에서 떠나는 사람을 붙잡지 않으면 다른 서양종교에서 노후생활교육 등을 통해 다 잡아가 버리니 불교의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사찰마다 어린애가 적고, 남성이 적고, 인텔리가 적은 3소(三少)종교라는 환경에서 이러다가 사찰에 스님들이 1700년 동안 물려받은 산림과 축적된 문화재만 붙들고 앉아 국가의 보호만 요청하는 잠자는 종교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인간의 실생활에 선한 영향을 끼쳐 많은 사람을 사찰로 불러들이려면 불교가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첫째, 어린이 신도 확보를 위해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놀이법회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남성신도들이 불교에서 삶의 긍정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체조와 운동 프로그램 및 삶의 재미를 느끼면서 적극적인 불교활동이 어색하지 않도록 각자를 포용하는 공동체를 결성해야 한다.

셋째, 템플스테이를 수행체험형, 운동체험형, 역사문화 교육형, 휴식형 등으로 구분해 단체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언제든지 쉽게 템플스테이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템플스테이 중개인이 전국 사찰별 템플스테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가 누구든지 그 중개인에게 전화로 상담을 요청하면 각자가 원하는 지역이나 사찰 또는 템플스테이 유형을 구분해 원하는 사찰에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템플스테이를 신청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 대비해 템플스테이 시설 관리 사찰에서도 그 프로그램을 진행할 전문가를 확보해 수요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으로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넷째, 은퇴자 수행 프로그램을 마련해 쏟아져 나오는 은퇴자들이 여생을 보람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한 여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은퇴 후 사찰을 찾는 은퇴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다섯째, 위 사업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찰신도회와 교구신도회를 기능직 중심으로 조직해 프로그램 운용에 적극 활용하고, 특히 포교사를 교구별로 편제해 강사 요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섯째, 신도등록사무를 교구본사와 교구신도회에 위임해 적어도 전국신도 300만명 이상 등록할 때 불교의 사회적 역량이 인정되고, 각종 행정절차에서 불교계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인간을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하고, 세계를 평화롭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면, 위와 같은 혁신에 무엇이 두렵겠는가. 새해부터는 불교의 사회적 역량이 한층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

민학기 변호사 hackymin@hanmail.net

[1665호 / 2023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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