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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에서 열반까지’ 역대 스님들의 불교지침서

  • 출판
  • 입력 2023.01.16 14:41
  • 호수 1665
  • 댓글 0

석씨요람 역주1·2
석도성 지음·김순미 역주 / 운주사 펴냄
1권448쪽, 2권478쪽
각권 2만7000원

송대 이후 동아시아 불교 관통한
규범·상식 총망라 불교백과사전
총27편 구성으로 국내 최초 완역

송나라 이후 동아시아 불교를 관통하는 불교 규범서이자 출가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담은 책으로 ‘석씨요람’이 있다. 불문에 들어와 생활하고 수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사항을 주제에 따라 총망라해 불교백과사전이라고 불리는데 최근 국내에서 최초로 완역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석씨요람’은 1020년 석도성 선사가 찬집한 이래로 불가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번역명의집(翻譯名義集)’ ‘현수제승법수(賢首諸乘法數)’와 함께 불학삼서로 불리며 오랫동안 거듭 찬술되고 여러 판본을 낳았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선종사찰에서 근세까지도 간행이 이뤄진 것이 확인된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스님들에 의해 간간이 언급될 뿐, 존재 자체가 미미했다. 조선에서 간행된 불교의식집 서문에 불문(佛門)의 상의집(喪儀集)을 만들 때 참조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이 활용되었던 것은 확실하나, 우리나라 판본이 발견되고 있지 않아서 학계에서는 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이 책의 완역은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불교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출가자뿐 아니라 재가자들도 불교 용어와 의미, 어원, 예절, 도구, 풍습, 의복, 사상, 규범 등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 이 책은 석도성 선사가 유교와 불교를 가리지 않고 303종이나 되는 책을 탐독하면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췌하여 모은 것이다. 비록 이 책이 찬집되고 천년이 지났지만, 출가자 및 불교 신자들에게 이 책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한 것은 출가자의 생활이 큰 변화 없이 이 규범대로 작동하고 있고, 또한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밝힌 대로 찬술자인 석도성 선사의 독서량과 범위가 대단히 깊고 넓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679가지의 용어 설명은 그 결과물이며 내용을 살펴보면 워낙 방대하고 세밀해 제목 그대로 석씨들의 요람이라 부를만하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꼭 불가가 아니더라도 풍속연구와 문헌연구, 언어연구, 기물연구 등에 귀중한 전통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지금은 선방에서 사용하지 않는 기물들은 설명돼 있으며 중국 남방과 북방의 서로 다른 풍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오백년 동안의 불교탄압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부터 쌓여 형성된 불교문화와 불교용어가 오늘날까지 생활 곳곳에 남아있다. 따라서 우리 불교와의 비교 또는 사라진 풍속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도 활용도가 높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성씨편(姓氏篇)으로 시작해 총 27편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주제에서 알수 있듯이 불교에 관련해서 출가부터 입적까지 모든 내용을 망라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책의 저자인 석도성 선사가 이 책의 성격에 대해 “출가자의 규범서”라 칭하였던 이유를 알 수있을 것 같다.  

‘석씨요람’을 완역한 김순미 박사는 2005년 조선조 불교의례의 시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불교의례집인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을 번역했다.  ‘석씨요람’은 박사 학위 논문에 인용하며 인연을 맺었고, 그 이후 10여년이 지나 완역함으로써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65호 / 2023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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