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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바 킨

기자명 법보신문

재가자로 깨달음 얻은 수행자의 사표

초기경전을 보면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뛰어난 재가의 제자들이 등장한다. 아나함(不還果)의 깨달음을 얻은 재가자도 있었다. 재가자도 수행을 통해 성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번 호에 소개하는 우 바 킨도 재가제자의 사표의 모범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사진설명>좌선하고 있는 우 바 킨

공무원 퇴직 후 집중 수련

우 바 킨(U Ba Khin, 1899~1971)이 1952년에 창설한 수행 센터로 국제수행 센터(International Meditation Center(IMC))가 있다. 이곳은 재가자를 위한 수행 센터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승려들을 지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재가자의 신분으로 출가자를 지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승려들이 와서 수행법에 대해 물어오면 수행법에 대해서 상담은 한다고 한다. 미얀마 국내의 지부는 없으며, 영국을 중심으로 하여 서양에 여러 곳(약 15개)의 센터가 있다고 한다.

우 바 킨은 영국식민지 시절부터 재무국의 공무원을 지냈으며, 독립후에는 재무국의 최고 공무원을 지낸 재가불자였다. 우 바 킨이 지도한 수행법의 연원은 레디 사야도(1846~1923)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 바 킨은 젊었을 때 불교에 대한 교학을 공부했지만 본격적으로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된 것은 30대 후반에 들어서였다. 특히 레디 사야도의 가르침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레디 사야도에게서 직접 수행 지도를 받은 재가수행자 사야 텟 지(Saya Thet Gyi, 1873~1945)에게서 1937년 1월 1일에서 7일까지 7일간의 수행 지도를 받았다.

이 때 우 바 킨은 집중력이 좋아서 밝은 빛(집중수행 때 나타나는 현상)을 경험하였다. 이어서 며칠 간 집중 수행을 하면서 우 바 킨은 자신의 몸의 감각에서 무상을 느끼게 되었다. 그 후 매년 사야 텟 지의 지도하에 7일 또는 10일간의 집중 수행을 하였고, 집으로 돌아와서 열심히 수행을 하게 되었다. 1941년 철도청 공무원이 된 우 바 킨은 웨이 부 사야도(Wei Bu Sayadaw, 1896~1977)를 만나게 된다. 웨이 부 사야도는 처음 만난 우 바 킨과 긴 대화를 나누었고, 우 바 킨에게 지금 이후 만나는 다른 재가자에게 수행법을 가르치라고 당부하였다고 한다.

우 바 킨은 당시 함께 간 철도 공무원 동료에게 자신의 수행법을 처음 설명해 주었고, 이후 적극적으로 재가자들에게 수행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도하기 시작한 수행법은 1952년 국제 수행 센터(IMC)를 창설하면서 재가 신자와 외국인을 중심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1953년 공무원직을 퇴직한 후에도 여러 가지 정부 일을 수행하였으며, 1955년 이 후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수행지도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1964년 정부 일에서 실질적으로 은퇴한 이후에는 수행지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그 후 1971년 1월 19일 신장병으로 생을 마칠 때까지 300명의 외국인을 포함한 3,500명의 제자를 지도했으며, 그 가운데에는 1955년부터 우 바 킨의 지도 하에 수행한 고엔카(S. N. Goenka: 1924- )가 있었다.

<사진설명>미얀마 양곤 시낸에 위치한 국제수행센터(IMC)에서 아침에 정진하는 재가 수행자들

우 바 킨의 수행법은 들숨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入出息念)을 기초로 한 위파사나이다(anapanasati vipassana). 우 바 킨은 재가자들에게 적당한 수행 기간으로 10일간의 코스를 개설해서 수행을 지도했다. 10일간의 기간 중에 3일은 마음집중‘定’을 이루기 위해서 들숨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나머지 7일간은 위파사나‘慧’를 닦는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하며,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여 마음을 안정시킨 후에 전신의 감각을 관찰하는 위파사나를 닦는 것이다.

자연스런 호흡에 중점

IMC에서의 수행은 하루 8시간의 좌선 시간 위주로 진행되며, 초보자는 1시간의 좌선과 30분의 휴식 시간이 있으며, 경험이 많은 수행자는 2∼3시간 좌선을 한다고 한다. 그룹으로 좌선하는 선실과 경험자가 수행하는 1∼2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선실(30여 개)이 있다. 수행에 대한 점검은 매일 있으며, 수행 기간 동안 고귀한 침묵(默言)이 강조된다. 수행을 위한 특별한 지식은 요구되지 않으며, 매일 저녁에 우 바 킨의 법문 테이프를 듣거나 2명의 수행 지도자가 법문을 한다.

일반적으로는 10일 코스가 매달 둘째 금요일에 시작하며, 2∼3개월간 수행을 계속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매년 1월에 세계 각지의 IMC지부에서 수행자들이 모여 임시 승려로서 10일간의 코스를 가진다고 한다. 1996년 1월에는 185명의 외국인 수행자가 이 코스에 참석하며, 72명의 남자들이 임시 승려로 수계를 하고 수행에 참석한다고 한다.

순룬 사야도의 수행법과의 차이는 자연스런 호흡과 위파사나에 들어가기 전에 예비적인 마음집중법으로 입출식념을 닦는 점 그리고 10일이라는 정해진 코스를 중심으로 지도한다는 점 등이다. 공통점은 좌선 위주의 수행, 출입식념을 바탕으로 하여 위파사나를 닦는다는 점, 위파사나 수행의 대상이 주로 몸의 감각이라는 점이다.

우 바 킨에 의해서 시작된 IMC 수행 센터는 영국을 중심으로 하여 지금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우 바 킨의 수행법이 본격적으로 전세계로 퍼지게 된 계기는 인도에서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우 바 킨의 제자 고엔카의 역할이 크다. 고엔카는 우 바 킨의 가르침에 따라 1969년 인도로 가서 위파사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해왔다. 고엔카는 사야 텟 지에서 우바킨으로 이어지는 재가 스승들을 통해 레디 사야도 전통의 수행법을 이어받았지만, 현재 고엔카 자신은 자신의 수행을 ’우바킨 전통에서의 위파사나 수행’이라고 한다.

IMC수행센터 세계로 전파

밍군 사야도의 가르침을 이은 마하시 위파사나 수행법이 마음챙김을 바탕으로 한 위파사나(satipatthana vipassana)라고 하는 위파사나 수행을 대변하는 전통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면, 레디 사야도와 사야 텟 지를 통해 전해진 우 바 킨의 수행법은 그의 제자 고엔카를 통해서 들숨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anapanasati vipassana)을 바탕으로 한 위파사나를 대변하는 전통으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교학과 수행을 겸비한 출중한 출가 승려들의 삶과 대비되는 재가자로서 우 바 킨의 삶과 수행은 일과 일상생활에 매여 있는 재가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성(경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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