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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띠수행 강선숙(심자재·59)-하

기자명 법보

군포교 일선 나서 불연 맺어줘
매일 저녁 약사여래 염불·명상
매순간 무재칠시 공덕 지으며
스스로 여법하게 살고자 다짐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낸 엄마의 마음이었다. 자식 같은 용사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간식 하나라도 더 맛있는 것을 해주고 싶었다. 개인전화가 허용되지 않던 시절,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통화를 하게 해주고 종교활동 사진을 찍어 부모님께 보내줬다. 아들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군생활을 할 수 있도록 포교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사를 드렸고, 부모님들은 반가워하며 감사하다는 답장을 주셨다. 전역한 군종병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끓는 피가 한창인 청춘의 용사들이 나라를 지키고자 군대라는 제약이 가득한 곳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 시간 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밑거름이자 포교사들이 전하는 부처님의 거룩한 가르침과 인연을 맺어 피안의 언덕으로 가는 뗏목을 만들어 가기를 바라본다.

병원에서 벗어난지 7년이 다되어가고 주말이면 방바닥을 등에 지고 있어야만 다음 한 주를 견딜 수 있었던 내가 지금은 주말이면 이곳저곳을 뛰어 다니느라 시간이 부족하다. 포교사의 길을 걸으며 더없이 고마운 것은 가족들의 배려다. 운전을 못하는 나를 위해 처음 2년 동안 차량을 운행해줬던 남편 홍운거사와 늘 응원해주는 아들 불인과 성월. 나와 함께 군 포교 일선에서 전법을 펼치고 있는 큰언니 원행심 강은자 포교사, 둘째 언니 신심력 강은주 포교사는 나의 든든한 ‘빽’이다. 

포교 일선에서 활동한지 6년. 시간이 지날수록 전법의 기초가 되는 공부에 목말랐다. 올해는 조계사 불교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매일 한 시간씩 꾸준히 기도도 하고 있다.

누군가를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많지만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북부군1팀장 소임을 맡아 열정 가득한 포교사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며 활동하고 있다. 도반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행복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넘게 비대면이었던 군법회가 재개돼 파주적성의 용주사, 연천의 상승암 용사들과 만남이 다시 시작됐다.

용사들에게 불연을 맺어주기 위해 법당에 올라가는 길 차량을 운행하고, 집전을 하고, 설법을 하고, 장면 장면을 폰에 담고, 간식을 챙기고, 각자의 몫을 성실히 수행하며 함께 가는 고마운 도반 포교사들이 있기에 부처님께서 걸으신 그 길을 따라 걸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첫 번째 발걸음을 떼었던 그 환희로움이 이 길로 이어진 것이다.

매일 저녁 약사여래 부처님께 기도를 올린다. 

“이 길을 갈 수 있도록 불자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지난해 곁을 떠나신 사랑하는 어머니 고맙습니다. 쓰러져 가던 저를 품에 안아 일으켜 세워주시고 부처님께서 가신 길을 걷도록 인도해주신 거룩하시고 자비하신 부처님 고맙습니다.”

약왕보살시 12대원을 세워 중생을 병고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소원하는 바를 이뤄주시는 약사여래 부처님이다. 매일 저녁 천주를 돌리며 약사여래불 1000번 염불하고, 약사여래진언, 월광보살진언, 관세음보살 해원결진언, 불설소재길상다라니 등을 외운다. 그러면서 자리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들숨·날숨. 고마운 하루의 자락을 접는다. 번뇌에 요동쳤던 나를 온전히 쉼하게 하는 시간이다. 

재적사찰을 찾아 봉사하고 포교사로서 군 법당에서 용사들에게 전법하고 매일매일 마주하는 이들에게 무재칠시를 행하려고 노력하는 삶 하나하나가 수행의 일환이다. 오욕락에 끄달리는 마음을 멈추게 하고 그 자리를 돌아보며 알아차림 하는 것. 버리려 해도 순간순간 이는 욕심이지만 삶의 끝자락에서 부처님 앞에 부끄럼 없이 설 수 있도록 저 허공처럼 상내지 않고 내려놓고 비우고 감사한다. 또 새신도교육을 받은 법우들, 지인 법우들에게 매일 아침 부처님 가르침을 한글과 영어로 적어서 보낸다. 동시에 스스로 다시 한 번 새기면서 여법하게 살 것을 다짐하고 있다.

“감사히 살겠습니다.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가르침대로  행하겠습니다. 자비심으로 채우겠습니다. 미소 띤 얼굴로 마주하겠습니다. 좋은날로 보내겠습니다.”

마음에 보살심을 심어주며 더불어 살아가게 하는 수행이자 가장 큰 공덕이다.

[1666호 / 2023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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