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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에 무한한 자비심 내야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3.02.13 13:47
  • 호수 1668
  • 댓글 0

7.8 규모 강진에 터전 잃은 사람들 
한파에 비까지 내리면서 더 큰 고통
커피 한 잔 값이면 현지선 담요 5장
교계도 피해복구 모금 적극 나서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도 2만명을 넘어섰다.(2월10일 기준)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망자 수(1만8500명)보다 많은 수치다. 지진 규모 7.0이면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의 에너지를 낸다고 하는데 2월 6일 새벽 발생한 지진은 7.8이었다. 2010년 50여만 명의 사상자를 낸 아이티 지진의 규모(7.2)보다 더 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앞으로도 5.0∼6.0 규모의 지진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내다 보았다.

강진에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딸의 손을 놓지 못하고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AFP 통신)은 전 세계인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지진 발생 당시 침대에 누워 있던 15살의 이르마크는 대피하지 못하고 콘크리트와 벽돌 등의 잔해에 깔린 채 숨을 거뒀다. 시민들이 이르마크와 잔해 속의 희생자들을 빼어내려 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고 한다. 구조대가 들어올 도로가 이미 파괴된 상태였고 악천후까지 덮쳐 생존자들은 잔해 속의 가족을 마주하며 눈물과 함께 절망을 삼켜야 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방송국에서 디지털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셀린 규네르는 트위터를 통해 한글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여러분 비상사태다. 국제적 도움이 필요하다. 집이 무너져 수천명의 사람들이 거리에 있다”라고 밝혔다. “침낭, 담요, 이유식, 식품 지원과 같은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하며 “한국 커피 3잔 가격으로 튀르키예에서 담요 5개를 살 수 있다”라며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한파에 비까지 내려 추위가 심하다고 한다. 체온을 높여 줄 보온용품이나 옷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기 히터가 아닌 가스 히터가 필요하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도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 목록을 공유했다. 겨울의류, 코트·재킷, 우비, 부츠, 점퍼, 바지, 장갑, 모자, 양말, 담요, 침낭, 텐트, 보온병, 텐트용 매트리스, 손전등, 식품(통조림 등), 유아식, 기저귀, 위생 물품, 보조배터리 등이 포함돼 있다.

물품 기부는 어렵지 않다. 물품을 상자에 포장한 뒤 물품 종류와 ‘Aid Material / Turkiye’라고 기재해 보내면 된다. 대사관이 안내한 물품 전달 주소는 인천공항 물류센터(인천시 중구 자유무역로 107번길 20, 304-306)다. 여기로 물품을 보내면 튀르키예 항공을 통해 현지에 보급된다고 한다. 

튀르키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리아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 시리아 북서부 지역은 10년 이상 내전과 반군의 통제로 낙후된 시설이 많아 지진에 의한 피해가 의외로 크다고 한다. 이 지역의 주민 91%가 국제 원조에 의지해 생을 이어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국제협력단체 더 프라미스가 이 지역에의 집중 지원을 약속했다.

불교계도 지진 피해에 대한 애도와 함께 긴급 구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재단법인 아름다운 동행, 조계종사회복지재단, 국제협력단체 더 프라미스, 사)나누며하나되기 등과 천태종이 지진 피해 긴급 구호‧복구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사부대중의 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보인 스님은 “서로 얼굴을 붉히던 국가들마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고 했다. 김영석 포교사단장도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이슬람 문화권이지만 종교를 떠나 모두가 슬퍼해야 하고, 적극적인 구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라고 해서 지원을 꺼릴 이유는 없다. 종교 간 갈등이 촉발한 전쟁 피해가 아니라 자연에 의한 ‘대재앙’ 아닌가. ‘숫타니파타’에서도 언급했듯이 부처님께서는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다 행복하라.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무한한 자비심을 가져라” 하셨다. 또한 “이 세상에서 춥고 배고픔만큼 견디기 어려운 고통은 없다”라고 하셨다.
 
추위에 떨고 있는 그들에게 따듯한 차 한 잔 건네면 5장의 담요로 언 몸을 녹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1668호 / 2023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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