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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편향 논란 우범기 전주시장, “불교가 그러면 안돼” 적반하장

  • 사회
  • 입력 2023.02.17 13:30
  • 수정 2023.02.17 19:31
  • 호수 1669
  • 댓글 6

2월17일, 금산사 사부대중·신행단체장들과 면담서
화평 스님 “동 순방 특정종교에 치우쳐있어”지적
우 시장, 스님·신도에게 “저기요, 선넘지 맙시다” 발언
시종일관 비아냥거리는 태도로 종교편향 부인

전주지역 ‘교회 순방’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우범기 전주시장이 이를 지적하는 스님들을 향해 ”종교(불교)가 그러면 안된다“ “장소(사찰)를 (얘기해) 달라”라는 둥 적반하장식의 궤변과 무례함으로 일관했다. 면담 내내 공직자로서 종교편향행위를 자각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불교계를 마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떼쓰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듯한 태도여서 불교계의 공분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2월17일 조계종 제17교구 금산사 사부대중과 면담을 가졌다. 우 시장은 불교계의 거듭된 면담요구를 묵살하다 불교계가 우 시장의 종교편향 행위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자 급하게 만든 자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계는 우 시장의 교회 순방과 관련 명백한 종교편향 행위임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금산사 총무국장 화평 스님은 “시장님이 각 지역을 다니면서 정책을 설명하고 주민얘기를 듣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장소 선택에 있어 특정종교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있어 종교편향적인 행위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정치인들의 종교편향행위는 비단 오늘날만의 일이 아니다. 과거 선거기간 때마다 교회에 투표소를 설치하거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합창단이 찬송가를 연주해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들을 위로한다면서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전개해 원성을 산 바 있다. 이번 교회 순방도 이와 다를 것 없다”며 “역대 어떤 시장도 교회에서 시정보고회를 한 적이 없다. 공직자로서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 시장은 불교계의 입장을 진지하게 청취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우 시장은 화평 스님의 지적을 부인하고 오히려 “종교가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순방에는 문제가 없고 불교계가 괜한 트집잡는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우 시장은 “어느 한쪽만 하고 안 하고가 아니다. 16일날이 첫 일정이었는데 300명이나 찾아왔다. 그걸 수용 불가능한 동사무소에서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종교적 입장에서 교회를 선택한 건 아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측에서 그렇게 느끼니 가급적 변경이 가능한 지역은 바꾸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트리가 됐던 부처님오신날이 됐건 종교라는 측면을 떠나서 한지(韓紙)가 필요하면 연등행사에 지원할 것”이라고 뜬금없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화평 스님은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라 했으니 교회 부분을 조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우 시장은 “지금 조정하고 있다. 필요하면 장소(사찰)를 제공해달라”며 “교회가 됐던, 절이 됐건 성당이 됐건 관계없이 그 동의 가능한 장소에서 하는 것”이라며 불교계가 사찰에서 행사를 진행하지 못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 마냥 비아냥거렸다.

우 시장의 태도에 대해 나유인 금산사 신도회 부회장은 “그 논리는 맞지 않는다. 중앙선관위가 투표소 설치를 과거 교회에다 했다가 철회한 이유가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서 잘못하면 종교적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법을 개정하고 종교시설에 투표소 설치를 금하지 않았나”며 “마치 남을 성추행해놓고 나는 안했다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분명 교회에서 진행하는 것은 외부에서 보아도 우 시장의 종교편향행위로 보여진다. 받아들이는 시민 입장에서, 불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우 시장은 스님과 신도들의 말을 자르며 “저기요. 선 넘지 맙시다. 그게 어떻게 같냐”며 무시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우 시장은 “(자신은) 종교가 없다”며 이번 동 순방은 종교편향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우 시장은 전주시장 예비후보시절 목회자 222명의 지지를 받았다. 그렇기에 충분히 ‘교회 순방’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불교계가 이 사안을 설명하고 있는 가운데 우 시장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기획조정국장에게 떠넘기고 자리를 떴다.

김민아·신용훈 기자

[1669호 / 2023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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