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上

기자명 법보신문

인도는 만물이 깨달음 주는 영원한 곳

무슨 카르마가 있는지 난 이국적이고 흥미로운 인도에 매료되어 여러 번 인도를 찾곤 했는데 몇 년 전 어느 날 문득 인도를 방문해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부처님의 말씀을 내 몸으로 직접 느끼며 그로 인해 나의 깨달음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인도를 체험하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문화적 충격을 가져다 준다. 마치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시대를 접하고 있거나 혹은 다른 태양계의 별 하나에 도착한 듯한 느낌이다. 유럽 크기에 달하는 영토에 3백만명에 이르는 수많은 신들 (우스개 소리로 1평방미터마다 신이 한 명씩 존재한다고도 한다), 10억의 인구와 삼십억의 쥐들이란 혼잡스런 모순 속에서도 인도는 우주의 진리와 만물의 깨달음을 주는 영원한 곳임에 틀림없다. 셀 수 없이 많은 종파들, 신비한 사원들, 3000종류의 카스트, 7백 개의 언어, 1만 6천 개의 음계, 십 만 여 개의 시로 구성된 서사시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은둔하는 수행자들, 화려하기 그지없는 마하라자 (인도의 왕), 수많은 나병환자들, 끊임없이 이어져 내려오는 성지순례, 신에게 향하는 무아지경, 그리고 샹그리라인도는 물질주의로 인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21세기의 우리에게 대조적인 모순들로 오히려우리를 매혹시키는 유일한 국가임 틀림없다.

델리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성스러운 마가다의 땅, 비하(Bihar)에 도착했다. 이곳은 세계의 영적인 두 위인, 부처님과 마하비라가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유명하다. 비하의 주도인 파트나는 또한 이곳의 정치인들이 정책이나 민주적인 선거보다 총을 들고 대립하기로 유명한, 마치 미국 개척시대의 서부와도 같은 험한 곳이다. 내 운전사 크리쉬나는 공항에서 1980년산 엠버사더를 몰고 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제일 먼저 부처님의 시대 ‘우르빌바’ 라고 알려진 진리의 땅 보드가야로 향하기로 했다.

마을 하나 하나를 지날 때마다 나는 왜 부처님께서 왜 마가다를 그의 소임을 다하실 장소로 선택하셨을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마가다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땅으로 싯타르타가 태어났을 때 마가다의 사람들은 베딕 종교의 엄격한 교리에 의존하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부처님이 살아계신 동안 ‘자유’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접했는데 그 이유는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베다교의 정통성에 반기를 드셨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미신적인 신앙보다는 논리적인 이론에 근거를 두었기 때문에 부처님은 그의 영적인 가르침을 전파하는데 성공하실 수 있었다.
부처님은 의식적인 행동에 의존하는 종교에는 강하게 반대하시고 항상 그의 제자들로 하여금 개인의 덕성과 만물에 대한 동정심을 가지라고 충고하셨다. 내 운전사 크리쉬나의 끊임없는 경적소리가 부처님에게 빠져드는 내 생각을 방해한다. 왜 그런지 인도에선 방향 지시등은 장식으로 달아놓는지 차선을 바꿀 때 꼭 경적을 울린다.

보드가야 주변의 덥고 먼지로 가득한 시골길은 오래 전 고행자들이 배회하던 2500년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을 것만 같다. 농부들은 밭에서 물소를 이끌며 여전히 쟁기질을 하고 겨자를 재배하는 밭 속에 잔뜩 쌓아놓은 금빛 지푸라기는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반짝이는 스투파가 서있는 듯하다. 색색깔의 화려한 사리를 입은 인도 여인들이 곡식이 들어있는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닭, 돼지와 ‘성스러운’ 소가 뒤엉켜있는 좁은 골목을 비집고 걸어간다.

벌써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기에 호텔로 돌아가 시원한 라시를 마신 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새벽 난 아래층 로비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에 잠이 깼다. 호텔의 직원이 향초에 불을 붙이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커튼을 여니 낮은 지붕들 너머로 거대한 불상이 보이는데 마치 부처님께서 나를 향해 아침햇살과 같은 미소를 짓고 계신 것만 같다.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