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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조계종포교원장 혜총 스님

계를 지키며 염불‧기도‧참회할 때 행복한 삶의 길 열립니다

계율을 지키며 사는 게 곧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것이며 수행
결사는 추락한 대중 의식 일깨워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호소
지계에는 정법을 지켜 기쁨이 충만한 세상 된다는 이치 담겨 

혜총 스님은 “같이 법문을 듣고 참회하고 염불하고 율을 지키며 생활하는 자체가 극락”이라며 지금 이생을 살면서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혜총 스님은 “같이 법문을 듣고 참회하고 염불하고 율을 지키며 생활하는 자체가 극락”이라며 지금 이생을 살면서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오늘은 조계총림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의 ‘지계염불만일결사’ 기도 중 3000일 회향의 날입니다. 3000일 동안 계율을 지키며 염불하시고 정진해 주신 관음사 사부대중께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관음사 신도님들은 행복한 분들입니다. 관음사 회주 지현 스님께서는 조계총림 송광사 율주 소임을 맡고 계십니다. 율주는 ‘율’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부처님을 대신해서 계율을 지키며 모든 스님에게 모범이 되시고, 계율을 강의하며 부처님의 율법대로 사는 수행자의 길을 가르치시는 분입니다.

지계(持戒), ‘계율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다시 말해 부처님의 법대로 산다는 의미입니다. 법대로 사는 것이 바로 수행이고 성불임을 절실히 느껴야 합니다. 지현 스님의 은사스님은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이셨던 보성 큰스님입니다. 보성 큰스님의 은사이신 구산 큰스님께서는 제가 해인사에서 모셨던 자운 큰스님과 도반이셨습니다. 두 분은 모두 철저한 계율로 한국불교의 기둥과 같은 분이셨습니다. 구산 큰스님께서 입적하셨을 때, 자운 큰스님을 모시고 송광사에 간 기억이 납니다. 자운 스님께서는 조문하며 눈물을 보이신 적이 없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구산 스님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달랐습니다. “스님, 왜 눈물을 흘리십니까?” 저는 조심스럽게 여쭈었습니다. “같이 수행할 때 몸을 생각하지 않고 몸을 던져 수행하던 모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느니라.” 많은 도반이 계셨어도 구산 큰스님과의 관계가 아주 깊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부처님의 법대로 산다는 것의 중심에는 ‘지계’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존귀하거나 낮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마음을 옳게 쓰고 말을 옳게 하고 행동을 옳게 하며 물질을 옳게 쓰면 그 사람이 높은 단계의 사람이다. 반면 마음을 악하게 먹고 말을 악하게 하고 행동거지를 악하게 하고 물질을 악하게 쓰면 그 사람이 낮은 단계의 사람’이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나쁜 마음을 갖고 나쁜 말을 하고 나쁜 행동을 하고 나쁜 물질을 쓰면 오탁악세가 되고, 정법으로 마음을 닦고 말을 하고 행동하며 물질을 쓰면 항상 기쁨이 충만한 세상이 된다는 이치가 ‘지계’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결사’라는 단어가 어떤 뜻인지도 새겨 보아야 합니다. 고려시대에는 송광사의 보조국사 지눌 스님께서 정혜결사를 하셨습니다. 근대에는 용성 큰스님께서 1938년 망월사 결사를 하셨습니다. 그 결사에는 자운, 만해, 춘성 큰스님께서 동참하셨습니다. 그 정신을 이어 봉암사에서도 1947년 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자운 큰스님의 상좌이신 지관 스님께서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재직하실 당시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하셨습니다. 당시 1만여 스님들이 모여서 법회를 아주 크게 했습니다. 저도 포교원장 자격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그 법을 이어받아 지금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께서 사부대중과 함께 인도에서 만행결사 도보순례로 정진하고 계십니다.

이처럼 결사는 추락한 불교, 추락한 대중들의 의식을 일깨워서 ‘부처님의 법대로 살자’라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법대로 살면 불교가 흥하고 부처님 법대로 살지 않으면 불교가 쇠퇴합니다. ‘불교가 흥하면 가정이 복되고 사회도 복되고 전 세계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이렇게 확실히 느낄 때 결사를 하는 것입니다. 

이곳 관음사에서는 ‘지계염불만일결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결사를 통해 아미타불을 염송하고 경전을 독송하고, 참회하고 기도하고 사경하고 보시를 하고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계를 지키며 만일결사로 염불을 하고 기도하고 참회하는 그 공덕은 금생을 행복하게 하고 내생까지도 행복하게 하는 일입니다. 사바세계는 고통의 힘든 세계입니다. 그래서 아미타부처님이 세우신 극락세계를 발원합니다. 극락세계에 가면 아미타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좋은 도반들과 공부합니다. 공부한다는 말은 배려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행복하기보다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사는 곳이 극락세계입니다.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한결같이 그런 마음으로 수행하는 분이 극락세계에 사는 불자들입니다.

우리는 남이 나에게 잘해주기만 바랍니다.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맞춰서 내게 잘해주기를 바랄 뿐 정작 자신이 헌신적으로 상대방을 위해서 산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드뭅니다. 전 세계가 자기중심으로 살기에 혼란이 옵니다. 부처님 법에는 내가 없습니다. 상대방을 위해서 사는 그 모습 자체가 극락세계입니다. 같이 법문을 듣고 같이 참회하고 같이 염불하고 같이 율을 지키며 생활하는 자체가 극락입니다. 극락세계에 가서 수행해도 좋겠지만 지금 여기 이생을 살면서 수행하면 그것이 습이 되어서 극락세계에 가서도 좋은 것입니다. 

아미타불 염불과 함께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 저는 진언을 권합니다. 제가 지금은 81세인데 70년 전인 11세에 통도사에서 출가했습니다. 자운 큰스님께서는 사미계를 주시며 저에게 삼천배를 시키셨습니다. 삼천배를 마치고 나자 이번에는 ‘천수경’을 외우기 전에 먼저 ‘광명진언(光明眞言)’을 외우라고 하셨습니다. 광명진언은 불자님들께 친숙한 진언일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발일체업장근본득생정토다라니(拔一切業障根本得生淨土陀羅尼)’ 진언을 외우라고 일러주셨습니다. 또 세 번째로는 ‘아미타불종자(阿彌陀佛種子)’ 진언을 외우라고 하셨습니다. 

두 번째 진언에는 ‘모든 업을 소멸하면 그것이 극락이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세 번째 진언에는 아미타부처님께서 법장비구로 계실 때 48가지 원을 세우셨고, 그 원 가운데서 ‘나의 이름인 아미타불을 열 번만 부르면, 그 업장이 소멸되어 이생에 있으면서 극락의 복을 받고 죽어서도 극락이 보장된다’는 서원이 담겨 있습니다. 제가 40년을 모신 자운 큰스님께서도 일평생 수행하신 진언이 ‘아미타불종자’ 진언이었습니다. “옴 바즈라 다르마 흐리.” 우리말로 하면 “나무아미타불이야 나무아미타불.” 이러한 의미입니다. 그 진언을 하루에 30만 독을 하셨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앉으나 서나 길을 걷나 자나 깨나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법문을 듣고 있으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미타불을 생각하며 염불이 이어져야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모두 그렇게 하고 계실 줄로 믿습니다. 

경에는 ‘염불로 수행하는 자는 마땅히 다음과 같은 마음을 내어야 한다’고 이르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가르침에 따르면, 염불 수행자는 먼저 애욕과 탐착을 끊어야 합니다. 옛말에 부모는 은혜가 깊고 부부는 의가 무거우나 필경 서로 이별하는 것이니 ‘마치 새가 한 나무에 앉았다가 제작기 여러 곳으로 날아가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는 일생에 지은 선악의 업만 끝까지 짊어지고 갈 뿐입니다. 나쁜 업을 지었으면 악도(惡道)로 가고, 착한 업을 지었으면 선도(善道)로 가고, 염불업을 지었으면 극락세계에 나는 것입니다. 

둘째는 청정심을 발해야 합니다. 염불하는 사람은 마땅히 자비심, 희사심, 지계심, 인욕심, 겸허심, 평등심, 일체심으로 염불하며 극락왕생을 구해야 합니다. 셋째는 오계와 십계를 받아 지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염불하는 사람은 부모님과 조상님께 세간의 효와 출세간의 효를 동시에 행해야 합니다. 세간의 효는 부모님을 잘 따라 뜻을 어기지 않으며 늘 정성스럽게 봉양해 영화롭게 해드림이요, 출세간의 효는 부모에게 염불을 권하여 정토에 왕생케 하는 것입니다.

“금생에도 좋고 내생도 좋다.” 이 말을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 됩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과거생 이야기가 ‘자타카’라는 경전에 나옵니다. 부처님께서 그냥 부처님이 된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입니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 확실하게 세상을 조견(照見)하는 마음이 있으셨기에 깨달음을 얻으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 세상은 무상합니다.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을 의지하고 자기 자신을 의지할지언정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생은 짧습니다.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세상 몸을 버리고 갈지도 모르면서 삶이 영원할 줄로만 믿고 삼독심으로 오욕락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 자신이 힘이 있고 기력이 있을 때 신심을 내서 ‘지계만일염불결사’에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뿐만 아니라 가족, 친지, 친구 다 모셔 와서 동참해 온 나라와 세계가 결사에 동참하는 발원지가 바로 이곳이기를 바랍니다. 

의지할 것은 부처님의 정법밖에 없습니다. 지계하고 만일결사에 동참해서 금생에 극락세계에 가시기 바랍니다. 금생에 가지 못하더라도 다음 생에 반드시 가서 도반들과 만나 성불하고 포교하는 결사 대중이 되시길 바랍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2월16일 조계총림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회주 지현 스님)에서 봉행된 ‘지계염불만일기도-3000일 회향법회’에서 초청법사 혜총 스님이 설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670호 / 2023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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