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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과 복장의 재회…성보가 탄생하는 신심의 순간

  • 문화
  • 입력 2023.03.07 14:52
  • 수정 2023.03.07 15:02
  • 호수 1672
  • 댓글 0

불교중앙박물관 기획전 ‘만월의 빛, 정토의 빛’
3월15일~6월25일, 불상·불복장물 한자리 전시
국보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상 출연 복장 13건 18점
보물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좌상 출연 복장 11건 11점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불상과 불복장의 성보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희유한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불교중앙박물관(관장 미등 스님)이 3월15일~6월25일 개최하는 2023 기획전 ‘만월의 빛, 정토의 빛’은 법당에 봉안돼 있던 부처님을 박물관으로 이운해 불상에서 출연한 각각의 불복장물과 함께 전시하는 특별한 자리다. 불상을 조성하는 과정을 한눈에 확인하는 동시에 금동이나 목조로 조성한 불상이 어떻게 예경의 대상으로 승화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게 됨으로써 불상을 향한 예경과 신심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왼쪽)과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왼쪽)과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

‘만월의 빛, 정토의 빛’ 기획전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는 불상은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과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이다. 또 두 성보에서 출연한 불복장물 포함 총 28건 33점이 전시된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2022년 6월23일 국보로 승격됐으며,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은 2010년 4월23일 보물로 지정됐다. 두 불상은 각각 법당에 봉안돼 불자들의 예경을 받아왔으며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이운됐다. 이로 인해 장곡사 측은 상대웅전의 불상을 임시로 이운해 서울 전시 기간 동안 금동약사여래좌상이 봉안돼 있던 하대웅전의 빈자리를 대신할 예정이다. 불교중앙박물관에서는 장곡사와 개운사에 각각 안내 현수막을 설치해 두 부처님의 서울 전시를 알리며 불자들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 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 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 스님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번 기획전을 위해 두 부처님의 서울 이운과 전시를 허락해 준 장곡사와 개운사 주지스님과 관계자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전시는 종단의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성보를 불복장물과 함께 공개함으로써 불성의 화현이자 예경의 대상인 부처님과 함께 그 안에 봉안돼 있던 발원문, 경전, 다라니 등을 통해 신도들의 간절한 마음을 되새기고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미등 스님은 “우리나라의 불복장물은 다섯 가지 곡식인 오곡, 다섯 가지 향인 오향, 다섯 가지 보물인 오보 등을 불상 안에 봉안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어느 곳에나 상주하시는 부처님의 무량수, 무량광의 의미를 담아냄으로써 예배의 대상으로 승화시키는 독특한 전통을 보여준다”며 “여기에 불상 조성에 동참한 불자들의 발원문과 경전, 다라니 등은 불자들의 간절했던 신심과 당시의 불교상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라고 가치를 설명했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에서 출연 발원문(국보) 부분.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에서 출연 발원문(국보) 부분. 

불상 조성에 동참했던 불자들의 신심과 정성은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에서 출연한 발원문(국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길이 1056cm의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된 이 발원문에는 불상 조성에 동참한 당시 불자 1078명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이 발원문은 1377년 간행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편찬한 백운 스님이 쓴 것이어서 학술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되고 있다.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 복장에서 출연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제28 십회향품제이십오지육 변상도’(보물).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 복장에서 출연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제28 십회향품제이십오지육 변상도’(보물).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 복장에서 출연한 ‘중수발원문’(보물) 또한 불상을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천정과 혜옹 두 스님이 발원한 10가지 대원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복장에서는 ‘대방광불화엄경 정원본(당 반야 역) 권제16’(보물) 두루마리본을 포함해 진본(동진 불타발타라 역), 주본(당 실차난타 역)이 함께 출연해 역자와 판본이 각기 다른 ‘화엄경’을 함께 봉안한 드문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국내 최고(最古) 목판 변상도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제28 십회향품제이십오지육 변상도’(보물)도 전시돼 눈길을 끌 전망이다. 전시회 개막식은 3월14일 오후 2시다.

한편, 불교중앙박물관은 박물관의 교육기능 강화 및 불교와 인문학 전반에 대한 폭 넓은 지식 제공을 위해 각계의 전문가와 명사를 초청해 진행하는 ‘2023 불교중앙박물관 인문학 강좌’를 개설한다. 첫 번째 강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최광식 고려대 명예교수가 ‘삼국유사와 불교문화’를 주제로 3월20~6월12일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에서 총 10강에 걸쳐 진행한다. 불교중앙박물관회원을 포함 일반 성인 누구나 신청·수강 가능하다. 수강신청은 3월10일까지 선착순 80명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72호 / 2023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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