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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불교지식인이 주도한 불교문화운동 실체

  • 불서
  • 입력 2023.03.28 19:23
  • 호수 1675
  • 댓글 0

산간에서 가두로 승려로서 대중에
김종진·박상란·김성연 지음 / 올리브그린 / 364쪽 / 2만원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잡지 ‘불교’가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했다. 1924년 7월 창간돼 1933년 7월까지 9년간 통권 108호가 발간된 ‘불교’는 일제강점기 간행된 대표적인 불교종합 잡지였다. 교리와 신앙 문제뿐만 아니라 불교 부흥 및 근대화 방안, 역경(譯經) 결과물, 불교문학 등 당대 불교계 동향과 인식을 보여준다. 만해 스님을 비롯해 권상로, 김태흡, 백성욱, 허영호, 장도환, 안진호 등 당대 불교지식인들의 활동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불교’지가 근대불교사 및 문화재 연구에 필수이고,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정작 ‘불교’지의 발행 기관, 운영주체, 편집인과 직원, 경제적 기반과 운영 상황 등 잡지 자체에 대한 주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잡지가 추구했던 대중성과 문화적 실천에 대한 논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불교’지 88호에 실린 만해 스님의 불교개혁론에서 제목을 딴 ‘산간에서 가두로 승려로서 대중에’는 김성연 동국대 연구초빙교수, 김종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박상란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강사가 ‘불교’에 담긴 불교지성들의 문화적 실천 양상에 대해 고찰한 연구 성과다. ‘불교’지의 기관지 성격에 주목한 제1부에서는 먼저 근현대 불교잡지의 간행 현황과 기능 및 역할, 불교잡지 발간의 역사적 의미를 포괄적으로 고찰한다. 이어 ‘불교’지의 창간 배경과 발행 현황, 주요 집필자와 글의 성향, 편집 책임자의 교체와 성격 변화, 주요 기사의 주제와 근대성 문제를 다룬다.

문학지로서의 ‘불교’를 다룬 제2부에서는 1920년대 ‘문학장’으로서의 ‘불교’지 형성의 주체와 동력, 1920년대 ‘불교’지에 나타난 불교유학생의 문학 활동, 1930년대 ‘불교’지의 구성과 문학적 실현 양상 등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불교대중화의 기제로 여성과 어린이, 신앙담(영험담)과 동화에 주목한 제3부에서는 근대 전환기 불교잡지에 나타난 여성 담론, 근대 불교잡지의 동화와 그 설화 전승상의 의의, ‘불교’지에 실린 ‘부사의(不思議)란 소재를 중심으로 한 근대 불교잡지의 영이담를 차례로 다뤘다.

‘불교’지에 대한 3명의 저자들 논의는 근대 문화영역에서 불교계가 문화적으로 활발한 창조 역량을 발휘했음에도 그 위상을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음을 확인시켜준다. 동시에 ‘불교’지에 구현된 근대 불교인들이 기획했던 불교문화운동의 실체를 확인하고, 불교잡지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도록 한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75호 / 2023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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