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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사찰음식으로 오감 자극…호기심엔 장애가 없었다

  • 교계
  • 입력 2023.03.30 18:59
  • 수정 2023.03.30 21:08
  • 호수 1675
  • 댓글 1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지적장애인 위한 사찰음식 체험 진행
3월30일,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삼색수제비’ 만들기
중제 스님 지도로 지적장애인 8명 직접 음식 조리 시식까지
“평등한 사찰음식 가치 구현…단조로운 일상 활력소 되길”

말과 행동은 무뎌도 호기심엔 장애가 없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말랑한 밀가루 반죽의 촉촉함, 호박과 비트의 향긋한 냄새, 그리고 빨강·노랑·초록의 알록달록한 식재료 빛깔들이 지적장애인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호기심이 높아질수록 장애인들의 손길은 빨라지고 덩달아 사회복지사들의 손과 눈도 바쁘게 움직였다. 혹시나 밀가루 반죽을 쏟지 않을까, 날카로운 칼에 손을 다칠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스님의 목소리도 한층 커졌다. “반죽 색깔 예쁘죠? 이렇게 주물주물 계속 만져야 맛있어져요.” “○○씨가 만든 수제비 스님한테도 한 그릇 줄래요?” 한 마디라도 더 대화를 나누기 위해 스님은 식재료를 손질하면서도 쉬지 않고 질문을 던지고 눈을 맞췄다. 그렇게 눈코 뜰 새 없는 1시간이 지나자 식탁에 둘러앉은 체험단 앞에는 모락모락 맛있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삼색 수제비 한 그릇씩이 놓였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명 스님, 이하 문화사업단)이 지적장애인 단체인 동천일리하우스와 함께 지적장애인을 위한 사찰음식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3월3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안국동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지적장애를 지닌 동천일리하우스 체험홈 생활 장애인 8명과 사회복지사 3명이 동참했다.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봉사자들도 장애인들의 체험활동을 도왔다. 이번 행사는 사찰음식을 통해 문화사업단이 진행해 온 사회적 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문화사업단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김장나눔을 비롯해 의료인 대상 사찰음식도시락 배달 등을 이어 왔다.

그동안 외부활동이 어려웠던 지적장애인들은 이날 사찰음식 만들기 체험활동을 통해 다양한 감각기관을 자극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기회를 넓혀 나갔다. 삼색수제비 만들기 강의는 현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월 강좌 ‘스님 손맛 반찬 비법’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제 스님이 맡았다. 중제 스님은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 반야원 원장을 역임하며 장애인들과의 다양한 소통 경험을 쌓아왔다.

중제 스님은 “지적장애인의 사찰음식 체험 행사는 사업단에서도 흔치 않은 경우였으며 개인적으로도 장애인들과의 소통 방법을 더 고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이 같은 체험 자리가 더욱 많아져 지적장애인들이 단조로운 생활에서 벗어나 오감 자극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높여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금란 동천일리하우스 체험홈 사회복지사는 “사찰음식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지적장애인들이 사찰음식을 만들고, 사찰문화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외부인들과의 교류 기회가 많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이러한 체험 활동은 일상 생활 역량을 높이는 데에도 크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화사업단은 “지적장애인들에게도 사찰음식이 지닌 보편적 가치와 전통문화에 대한 감동이 전달되길 바란다”며 “사찰음식의 사회 공익적 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75호 / 2023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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