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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에게 무한 이익과 안락함을 주다

기자명 혜민 스님

8. 부처님은 무슨 일을 하시는가?

‘법화경’ 독경하면서 이익 체감
불법 향한 신뢰‧존경 자연발생
본인의 부처 성품을 깨달으면
무엇에도 흔들림 없이 편안해

부처님 경전은 아주 오묘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더 깊은 뜻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법화경’의 ‘방편품’을 많이 독경했어도 지난주에 신도님과 함께 기도하면서 전에 보이지 않았던 대목이 눈에 들어 왔다. 바로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중생들을 이롭게 하시고 안락하게 하신다(諸佛世尊 多所饒益  安樂衆生)”라는 부분이다. 즉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투시어 하시는 수많은 일들은 결국 이 두 가지 활동으로 요약 할 수 있는데, 하나는 중생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시는 것과, 다른 하나는 중생들을 안락하게 만드는 일을 하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생들에게 가져다주는 많은 이익이란 무엇을 말씀하신 것일까? 더불어 중생을 안락하게 만드는 일은 또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 특히 ‘법화경’을 중생들이 꾸준하게 독경하다 보면 그 전보다 더 이익되는 일이 있음을 스스로 체감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익의 내용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공통적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쪽으로, 예전보다 더 좋다고 느끼는 쪽으로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다.

‘법화경’ 독경을 하다 보니 장사가 더 잘 돼 좋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에게 꼭 필요한 귀인을 만나게 되어서 감사하다고 느끼게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식들이 소원하던 대학에 들어가거나, 꿈꾸던 직장을 얻거나, 아니면 결혼을 하게 되어 기도 가피를 입었다 하기도 할 것이다. 몸에 있던 지병이 낫거나 아니면 기도하면 복잡했던 마음이 나도 모르게 편해지는 이익을 얻었다고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변화의 종류는 다르지만 ‘법화경’ 독경을 하게 되면 불보살님들이 나를 돕고 계신다는 느낌을 문득 받게 되는 것이다.

왜 이 점이 중요한가 하면 바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 중생은 부처님 말씀에 대한 신뢰와 존경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이다. 이 점을 간과하고 ‘공즉시색 색즉시공’과 같은 실상 법문을 바로 하게 되면 그 내용을 듣고자 하는 사람의 숫자가 아주 적을 뿐만 아니라, 아직 부처님과의 신뢰가 생기기도 전에 하는 말씀이라 별로 가슴에 와 닿지 않게 된다. 즉, 준비되지 않은 중생에게 해탈 법문을 바로 하는 것은 방편력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지는 일이다. 이것은 상대의 상태를 전혀 보지 않고 자신만의 깨달음에 취해서 하는 말로 들리게 된다. 이는 중생에 대한 자비심이 부족한 것이며, 그들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도 모자라는 일이다.

그렇다면 중생을 안락하게 하는 부처님의 일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이것은 자신을 몸 안에 갇혀 존재하는 한 개인이라고 여기는 착각에서 벗어나, 실제로는 온 우주에 두루한 부처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일을 말한다. 즉, 중생들이 당신을 따르니 확실히 이득이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한 후에, 준비된 이들에게 실상 법문을 해 줌으로써 깨달음을 바로 얻게 만드는 일을 뜻한다.

자신들의 본성을 깨닫고 보면 본인의 부처 성품은 눈앞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아무런 상관없이 항상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치 텔레비전 에 어떤 드라마가 방영되든 브라운관 자체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무리 전쟁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죽는다고 해도 그 모습이 방영되는 브라운관 자체가 다치거나 죽는 일은 없다. 이와 똑같이 어떤 일이 벌어져도 부처 성품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여여하고 항상 자유로울 뿐이라 안락한 것이다.

‘법화경’을 경중의 왕이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중생의 바람을 무시하거나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대하지 않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돌보면서 같이 가기 때문에 훌륭한 것이다. 그래서 ‘법화경’ 안에는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비롯해 ‘보현보살권발품’ ‘약왕보살본사품’ ‘묘음보살품’과 같은 대보살들이 나투시고, 오백나한을 비롯한 여러 성문 제자와 각종 호법 신중들이 장엄이 되어서 수지 독송만 해도 자비하신 그 분들과 함께 하게 된다. 

그래서 기도하기 전보다 어떤 이익이 있다는 것이 느껴지면서 부처님에 대한 신심도 깊어지고, 전엔 별로 관심이 없었던 ‘여래수량품’이나 ‘화성유품’ ‘방편품’과 같은 실상의 가르침도 귀에 들어오게 된다.

혜민 스님 godamtemple@gmail.com

[1676호 / 2023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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