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기사상·소욕지족의 삶으로 기후 위기 극복해나가자”

  • 교계
  • 입력 2023.04.26 07:55
  • 수정 2023.04.26 07:59
  • 호수 1679
  • 댓글 0

불교기후행동, 4월22일 환경 캠페인 선포…5월27일까지
다회용기 사용·채식·보시바라밀 등 5대 수칙도 발표
진우 스님 공생의 길 강조…“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빨라지는 개화시기, 비이상적인 폭우와 가뭄, 동물의 서식지 이동 등 잇따르는 이상기후 현상은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 신호다. 코앞까지 다가온 기후위기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 사람의 실천이 더 없이 간절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불교기후행동이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한 기후 위기 대응방안을 제시, 불자들의 실천을 독려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불교기후행동(상임대표 일문 스님)은 4월22일 조계사 앞마당에서 2023 지구의 날 환경을 생각하는 부처님오신날 캠페인 선포식을 개최했다. 선포식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인식 제고 및 일상 속에서 불자들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불교기후행동은 부처님 가르침으로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구의날 행사를 기획, 진행해오고 있다.

이날 불교기후행동 상임대표 일문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인 5월27일까지 캠페인 기간으로 지정하고 캠페인을 전개해나갈 것을 공식 선포했다. 일문 스님은 “우리나라는 1인당 탄소배출 증가율이 가장 높으며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며 “당장의 이익과 편리를 탐하느라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기후재앙과 대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불자들의 실천을 당부했다. 이어 “부처님 연기사상과 소욕지족의 생활양식으로 소비를 줄이고, 나누며 일상에서 나부터 실천해 사회로 나아가는 불교기후행동을 열겠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공생의 길’을 강조하며 자연과의 관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회부장 범종 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진우 스님은 “이원론에 기반한 산업 성장사회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을 낳았으며, 이후 인간의 과도한 생산과 소비로 인해 자연의 순환과 스스로의 치유력을 넘어서 지구생명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는 나와 타인을 인간과 자연을 둘로 분리시키고 모든 것을 대립과 경쟁의 관계로 보는 이분법의 그릇된 세계관에서 비롯됐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불이(不二)의 연기관으로 서로 의존하고 서로 도우며 나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자비심을 가져야한다. 스스로 소욕지족함에 있다는 부처님 가르침으로 소비중독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는 인간만이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고, 현세대만의 것이 아니라 자각하며 시간과 공상 속에 겸손하게 뭇생명과 어울리며 살아가겠습니다.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지구 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 정당하게 존중받으며,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처님 가르침을 알리고 그들을 대변하는 환경보살이 되겠습니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이 사부대중을 대표해 단상에 올라 인간의 욕심에 무자비하게 희생된 뭇생명을 애도하며 참회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차별과 폭력을 거부하고 모든 존재가 종중되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

이어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만 스님은 △텀블러·다회용기 사용 △채식 △보시바라밀 실천 △대중교통 이용 △환경 정책지지 및 참여·후원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5대 수칙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기후행동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천지자연이 모두 연결된 우주생명임을 알아 존중하며 모시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리고 경쟁이 아닌 서로 살리는 삶, 단순 소박한 삶, 수행하며 나누는 삶, 깨끗함과 편리함이 마음의 분별임을 알고 적당히 불편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사부대중도 환경 5계를 낭독하며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실천행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선포식에 참여한 문명하 전국여성불자회 위즈덤합창단장은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천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이 자리에서 환경 5계를 낭독한 만큼 지침으로 삼고 행동으로 옮겨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점호(무상심) 보살도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의 이기심을 너무 많은 문제를 불러왔다. 스님이 강조한 것처럼 공동체라는 생각을 갖고, 환경을 살릴 수 있도록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선포식에 앞서 동참자들은 직접 만든 지구등과 피켓을 들고 인사동 일대를 행진하며 기후생태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79호 / 2023년 5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