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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종단·불법 수호한 지암 스님 삶 조명

  • 문화
  • 입력 2023.06.07 11:32
  • 호수 1684
  • 댓글 0

월정사·지암문화재단 ‘조계종 수호자 지암 종욱 대종사’ 특별전
8월20일까지 소장 유품 50여점 비롯해 사진·기록자료 등 공개

월정사성보박물관·지암불교문화재단 특별전 ‘조계종의 수호자 지암당 종욱 대종사’ 전시장 내부.
월정사성보박물관·지암불교문화재단 특별전 ‘조계종의 수호자 지암당 종욱 대종사’ 전시장 내부.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을 역임하고 동국대를 종합대학으로 승격시키는 등 근현대 한국불교를 이끈 지암 스님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월정사성보박물관과 지암불교문화재단은 8월20일까지 월정사성보박물관에서 특별전 ‘조계종의 수호자 지암당 종욱(智庵堂 鍾郁) 대종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월정사성보박물관 및 지암불교문화재단이 소장 중인 유품 50여점과 사진, 기록자료 등을 통해 일제강점기와 해방 등 격동의 세월을 살아가며 나라와 종단, 불법을 수호하는 데 매진했던 스님의 삶을 전하고자 마련됐다.

지암 스님은 1884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스님은 13세 되던 1896년 양양군 명주사에서 출가해 월정사 해천월운 스님을 시봉하며 월정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런 가운데 1910년 일제가 한국을 강점하고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약탈을 강행했고, 월정사 또한 수십만 정보의 땅을 모두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당시 30세의 젊은 지암 스님은 ‘주지대리’가 돼 탁월한 행정력을 발휘하며 폐사 직전의 월정사를 구하게 된다.

1911년 일제가 조선 불교를 장악하려고 하자 총본산 건립을 주도해 태고사(현 조계사)를 창건하고, 1941년 조선불교조계종(현 대한불교조계종)을 설립해 동국대를 종합대학으로 승격시켜 후학을 양성시키는 등 조선 불교와 종단의 맥을 수호하는데 앞장섰다.

스님은 독립운동에도 적극 가담했다. 상해임시정부에 참가해 대한적십자회를 조직하고, 임시정부 특파원으로 서울로 다시 파견되는 등 국내외를 오가며 항일운동의 최일선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1919년 3·1운동이 발발하자 만세시위에 참가했으며, 3월3일 이탁 등과 27결사대의 일원으로 을사오적 등 매국노의 암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1921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대구지방법원에서 3년형을 선고받고 출옥 후인 1923년에는 다시 의열단원 김상옥의 종로경찰서 폭파사건과 연루돼 함흥감옥에서 3년 동안 복역하게 된다.

그러나 1941년 조계종 초대 종무총장에 선임된 지암 스님은 히로다 쇼익(廣田鐘郁)으로 개명하고 일제의 대동아전쟁 승리를 기원하는 ‘대일본제국 무운장구 기원법요 및 시국대응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친일 활동을 펼친다. 이 같은 이유로 지암 스님은 해방과 함께 발족한 조선불교혁신준비위원회에서 부일협력자 제1호로 지목돼 승권 정지 3년이라는 징계를 받게 된다. 그러나 그해 11월 상해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김구 주석 등이 귀국하면서 “지암 스님의 자금조달이 없었다면 임시정부가 유지될 수 없었다”고 증언하면서 스님은 징계에서 벗어나 다시 종단의 중심에 등장하게 된다.

이후 1950년 스님은 강원도 평창에서 2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국의 근현대 격동기 파란만장한 생을 보냈던 지암 스님은 1969년 11월3일 세수 86세, 법납74세로 입적했다.

월정사성보박물관장 해운 스님은 “지암당 종욱 대종사는 불가에 귀의해 입적하실 때까지 불제자로서의 삶을 놓치지 않은 참된 수행자였다”며 “격동 세월 나라와 종단, 불법을 수호한 대종사의 삶을 유품과 사진, 기록으로 느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84호 / 2023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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