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영천 은해사에서 특별전을 개최한 지안 우도규 작가가 선화여고 학생들을 위해 수익금 1000만원을 기부했다.
우도규 작가는 6월7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기부금을 전달했다. 지난달 26~31일 은해사 육하원에서 ‘명상의 순간 개미부처’ 특별전을 진행한 우 작가는 미래불자 양성을 위해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결정, 이날 오전 동국대 건학위에 이어 은해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선화여고에 장학금을 전달하게 됐다.
우 작가는 “개미의 일생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과 비슷한 점이 있다”며 “또 개미는 위가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자신을 위해, 하나는 다른 개미를 도울 때 사용한다. 개미에게서 부처님 가르침인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을 배웠다”고 개미부처 전시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미래인재를 위한 이번 장학금이 재능 있고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진우 스님은 “대부분의 예술인이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데 이렇게 적극 기부를 실천해 주니 더욱 뜻깊다”며 개미를 방생함으로써 단명을 면한 동자스님의 일화를 소개했다. 진우 스님에 따르면 옛적 한 고승이 동자승의 관상을 보니 단명을 피하기 힘들었다. 이에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라”며 돌려보냈으나 며칠 뒤 멀쩡히 살아 돌아왔다. 동자승의 관상을 다시 보니 장수할 운명으로 바뀌어있었다. 고승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자 동자승은 “하산하던 중 개울물에 떠내려가는 낙엽에 수천마리의 개미가 붙어있는 걸 발견하고 건져서 뭍에 방생해줬다”고 답했다. 동자승은 수많은 생명을 구하며 스스로 운명을 바꾼 것이다.
진우 스님은 “이 일화처럼 우 작가는 생명의 소중함과 자비정신을 강조한 부처님 가르침을 ‘개미’로 풀어냈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이날 전달식에 함께한 은해사 주지 덕조 스님도 “특별전 수익금을 학생들을 위해 내놓은 우 작가처럼 훌륭한 불교 작가들을 발굴·지원하는데 진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도규 작가는 같은 날 오전 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회에도 1000만원을 기부했다.
7일 오전 동국대 본관 5층 건학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기금 전달식에서 건학위원장 돈관 스님은 “전시회를 통해서 이렇게 귀한 장학금을 전달해주신 우도규 작가님께 큰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장학금이 헛되지 않도록 동국대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여 길잡이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웅 총장도 “좋은 예술 작품으로 많은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도 굉장히 큰 보시인데 학생들의 장학기금으로 다시 한 번 큰 보시를 해주시는 우도규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작가님의 뜻 받들어 좋은 곳에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도규 작가는 “저는 붓으로 부처님을 찾고 수행을 하는 사람이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은해사에서 전시회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장학금을 기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한층 더 복진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우도규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 미술학석사이자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과 경상북도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개인전 2회, 단체전 70여회를 열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84호 / 2023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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