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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총림 통도사, ‘제2회 호국영령위령재’ 봉행

  • 교계
  • 입력 2023.06.18 15:46
  • 수정 2023.06.23 09:18
  • 호수 1686
  • 댓글 0

6월17일, 경내 설법전…법요식 및 추모재
한국전쟁 당시 육군31병원 통도사 분원
참전용사 호국 정신 추모·평화 발원
2021년 11월1일 현충시설 지정 기념

“무명용사의 영령을 추모하고 위로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으로 운영되면서 수많은 병사들의 치료를 담당했던 영축총림 통도사가 두 번째 호국영령위령재를 봉행하며 호국정신의 희생을 새기고 평화를 발원했다.

통도사(주지 현덕 스님)는 6월17일 경내 설법전에서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 제2회 호국영령위령재’를 봉행했다. 지난 2021년 11월1일 현충시설 지정을 기념해 지난해 6월18일 첫 호국영령위령재를 봉행한 바 있는 통도사는 이날 두 번째 위령재를 봉행하며 육군병원 분원으로 운영될 당시 전쟁으로 인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진력했던 역사를 새기며 호국영령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의 증명으로 봉행된 이날 법석에는 영축총림 통도사 수좌 명신, 주지 현덕 스님, 반야암 감원 지안 대종사, 유나 천진 대종사, 통도사 종회의원 진각, 보화 스님과 사중 및 말사 주지 스님, 군종특별교구 부교구장 세봉 스님과 군수사령부 정행 스님을 비롯한 군법사 스님들이 참석했다. 또 윤영석, 김두관 국회의원, 안현숙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 이정곤 양산시 부시장, 이종희 양산시의회 의장, 김승훈 39사단119보병여단장과 김명진 통도사 신도회장을 비롯한 신도회장단,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을 증언한 김용길 거사를 비롯한 참전용사 유가족과 불자들이 참석했다. 

사시불공 후 봉행된 법요식은 명종5타로 시작됐다. 이어 개회, 삼귀의례, 국민의례, 애국가, 묵념, 반야심경, 경과보고, 헌향, 헌다, 헌화, 봉행사, 추모사, 법어, 추모 음성공양 등이 진행됐다. 법요식 후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천도재로 회향됐다.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은 봉행사에서 “통도사는 개산부터 현재까지 호국불교라는 큰 줄기를 이어왔으며 특히 6.25 한국전쟁 중에는 나라의 아픔을 함께하는 원력으로 참전용사를 치유하는 병원으로 운영됐다”며 “여러 자료를 종합하고 많은 분의 증언에 힘입어 현충시설로 지정될 수 있었고 그 인연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위령재를 올리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스님은 “오늘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영령의 뜻을 되새기며 나아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남북이 분열된 어려움의 극복을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기고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행복한 조국을 위해 함께 정진하자”고 발원했다.

통도사 반야암 감원 지안 대종사도 추모 법어에서 “인도의 고대 왕들은 정치인들에게 국운이 강성해지기 위해서는 대승불교에서 제시하는 반야바라밀다 정신을 닦아야 한다고 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반야바라밀다는 다시 말하면 지혜의 완성이며 더 쉬운 표현으로는 마음을 잘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이 법석을 계기로 우리 모두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함을 지니며 그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추모와 마음을 새겨야 할 것”이라며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우리나라도 핵무기 위협에 직면해 있는 등 이 난국의 시대에 이타의 원력을 세우고 보살도의 정신을 함양하고 실천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행할 수 있는 진정한 바라밀다의 실천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명진 영축총림 통도사 신도회장 역시 “반만년 동안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을 기리며 반즛한 자주국방과 정치적 안정을 도모해 다시금 과거 희생의 절차를 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추모의 법석을 열어주신 사중의 큰스님과 신행단체 여러분 그리고 고귀한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순희 울산보훈지청장은 안현숙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이곳 제31육군병원 분원인 통도사를 거쳐 간 호국영령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라며 “뜻깊은 행사를 준비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6월5일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했다”며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계속해서 국민과 미래세대가 호국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존경할 수 있도록 보훈 문화를 확산하는 데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발혔다.

통도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경내 용화전 미륵불소조좌상 보수를 위해 복장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하 스님의 친필인 ‘미륵불소조좌상복장연기문’에 통도사 육군병원 존재가 기록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기문에는 “6·25로 인해 군인들이 법당 등을 훼손시켜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으며, 그중 용화전의 훼손이 상당하여 1952년 미륵불을 다시 조성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통도사 용화전 전경. 사진제공=통도사.
통도사 용화전 미륵불상 복장 연기문. 자료제공 통도사. 
통도사 용화전 미륵불상 복장 연기문. 자료제공 통도사. 

이와 함께 경내 대광명전 전각 내에서 통도사서 치료받으며 머물렀던 군인들의 필적이 발견되었고 이 사실이 보도되자 통도사 육군병원에 치료받았던 상이군인들과 필적의 주인공 유가족, 당시 병원으로 운영된 통도사의 현장을 목격한 김용길 거사, 실제 전쟁에 참여했던 박기수 거사의 증언 등이 이어졌다.

통도사 대광명전의 벽면. 야전병원 시절 기록이 담긴 다양한 낙서가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통도사.
통도사 대광명전의 벽면. 야전병원 시절 기록이 담긴 다양한 낙서가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통도사.
김용길 거사의 증언 당시 모습(2020년). 사진제공=통도사.
김용길 거사의 증언 당시 모습(2020년). 사진제공=통도사.

통도사는 이 같은 자료와 증언을 취합해 2020년 1월17일 국방부와 육군본부, 군군의무사령부에 공문을 발송했으며 3월에는 이와 관련된 자료집도 발간했다. 이로써 2020년 12월17일 국방부군사편찬연구소로부터 ‘분원으로 사용되었음’을 확인받았으며 2021년 국방부로부터 해당 사실을 재차 확인받았다. 이어 지난해 11월1일 국가보훈처로부터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으로 쓰인 곳 – 통도사 장소 지정’이라는 현충시설 지정 통보를 받았다. 6·25전쟁과 관련해 사찰이 현충시설로 지정된 것은 통도사가 처음이다. 통도사는 지난해 6월18일 현충시설 지정을 기념해 통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제1회 호국영령위령재’를 봉행했으며 이날 제2회 위령재를 봉행하게 됐다.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86호 / 2023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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