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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포교 20년의 생생한 현장 기록

  • 불서
  • 입력 2023.06.19 15:24
  • 수정 2023.07.04 17:25
  • 호수 1685
  • 댓글 0

너의 손을 놓지 않을게
자우 스님 지음 / 사유수 / 280쪽 / 1만7000원

‘도심 포교당에서의 하루하루는 날마다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요한 산중에서는 전혀 몰랐던 세상사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나는 어느새 불법을 외호하고 전법하는 씩씩한 전사가 되어갔다.’

2006년 서울 홍제동에 ‘비로자나국제선원’을 개원한 자우 스님은 ‘불교인재 양성’이라는 원력 하나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20여년 가까운 시간 포교 현장에서 좌충우돌 펼쳐진 에피소드들을 담은 이 책은 도심포교 도전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심포교를 발원한 스님들을 위한 애정 가득한 가이드북이다. 

대학 졸업 후 서울 연등국제회관에서 만난 해인사 원명 스님을 인연으로 출가의 뜻을 세운 자우 스님은 강원과 선원, 외국 유학으로 이어진 학업과 수행을 거친 후 인도네시아 해인사포교원 주지로 현지 포교에 투신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원한 도심포교당에서 어린이 영어법회와 영어캠프, 외국인 참선법회 등 신선한 포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동시에 학업과 소임 등을 위해 서울에 머물게 된 비구니스님들을 위해 비구니 수행관을 마련하고 캄보디아 초등학교 건립도 후원했다. 

“부처님을 대신해 중생을 살피고 보듬으며 부처님께로 나아가게 이끄는 것도 출가자의 역할입니다. 부처님 또한 모든 중생의 손을 놓지 않고 자비와 가피로 품어주고 계실 테니까요.”

책에는 어떻게 해야 포교가 될까, 왜 사람들은 포교당에 오지 않을까라는 매우 현실적인 고민들이 가득하다. 물론 모든 문제에 답을 구한 것은 아니지만 도심포교당이라는 공간 속에서 발생하는 일상의 문제들을 미리 엿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스님이 산속에 있어야 진짜 스님이지 도심에 사는 스님이 제대로 된 스님이겠느냐’는 이웃들의 눈초리와 밤낮으로 울리는 앰뷸런스 소리, 수시로 찾아오는 방문객들, 그리고 현관문 열기가 두려운 매연이 도심포교당의 민낯이다. ‘밤새 들리는 차 소리로 잠을 설치는 날은 당장이라도 포교고 뭐고 그만두고 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래도 또 하루를 버티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도심포교를 하면서 내 마음도 커지고 지혜도 커졌음을 느낍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있음도 확신했습니다. 순간순간 올라오는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은 수행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포교는 어떤 수행보다 성불의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아픔을 함께 하고 슬픔을 함께 하며 부처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포교이기 때문입니다.”

책에 거는 스님의 바람은 두 가지다. 도심 포교를 발원한 스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그리고 포교당의 스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도심을 떠나지 않는지 불자들이 조금은 이해해 주는 것이다. 첫 장에 출가인연과 수행기를 비교적 상세히 담은 것은 혹시 누군가의 출가 발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 때문이다. 글은 10여년에 걸쳐 법보신문을 비롯해 교계 언론에 수록했던 기고와 연재 등이다. 덕분에 그때 그때 현장의 생생한 모습이 녹아 들어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85호 / 2023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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