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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도 술술 읽고 즐겁게 깨치는 불교입문서

  • 불서
  • 입력 2023.06.26 17:28
  • 호수 1686
  • 댓글 0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원영 지음/불광출판사/352쪽 / 1만8000원

불교방송서 풀어냈던 교리 이야기
한 권 책으로…편안한 일상어 사용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 입문서”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 교과서를 읽게 되면 공부가 되지만, 이야기로 풀어낸 역사책을 읽는 것은 때론 취미가 된다. 같은 역사가 누구에게는 힘든 공부가 되고 누구에게는 즐거운 취미가 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내용을 풀어내느냐의 차이에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줄거리를 갖는 스토리텔링이 되면 훨씬 수월하고 읽기가 편하다. 이해는 덤으로 따라온다.

원영 스님이 펴낸 ‘이제야 이해되는 불교’는 불교입문서이지만 마치 수필집이나 소설책 같다. 책의 표지 디자인도 교리책답지 않게 무척이나 산뜻하다. 조금이라도 복잡하게 느껴질 만한 내용은 표와 그림으로 정리해 내용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설명 대신 일상 속 쉬운 언어들이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 머리에 감긴다. ‘단숨에 읽어지고 즐겁게 깨치는 원영 스님의 불교수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책이 이토록 쉽게 쓰인 것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원영 스님의 남다른 표현 능력 때문이다. 스님은 BBS불교방송 라디오 ‘좋은 아침 원영입니다’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원영 스님의 불교대백과’를 진행하고 있다. 평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과 표현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중들에게 불교를 더욱 친숙하고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간의 시간들이 책에 그대로 담겨있다. 특히 스님은 ‘원영 스님의 불교대백과’를 통해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과 교리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알려왔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스님의 교리 이야기에 매료된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접했던 내용들을 한권의 책으로 펴내 줄 것을 끊임없이 요청했다. 이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계기다.
 

 

사실 불교는 공부를 통한 지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오히려 불교의 가르침은 살면서 하나하나 깨쳐가는 삶 속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스님은 “인생이 덧없고 허무하게 느껴진다면 불교 공부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때”라고 말한다. 우리 삶은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슬픈 상황이나 혼자 힘으로 극복하기 힘든 상황을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순조롭게, 혹은 평안하게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마음의 의지할 곳을 찾는데, 이때 가장 많은 찾는 것이 종교다. 그 중에서도 신이라는 존재에 의존하는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열반’이라는 평안한 상태에 이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가장 쉽게 위로와 안녕을 준다. 

특히 불교는 우주의 진리와 세상 이치를 깨우쳐 괴로움을 여의는 지혜의 가르침이다.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조합에 불과해 나라는 존재가 없지만 우리는 나라는 존재가 있다고 착각하며 끊임없이 집착한다. 이로인해 세상은 온통 잿빛으로 변한다. 세상은 서로를 의지하며 존재하고 시시각각 변해가지만 우리는 세상이 변함없이 영원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괴롭다. 그러나 불교를 배우고 진실을 알게 되면 스스로 허깨비를 찾아 신기루를 타고 떠돌았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교공부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불교 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크게 느끼는 감정이다. ‘바라밀(波羅密)’ ‘반야(般若)’ ‘사성제(四聖諦)’ ‘삼법인(三法印)’ 등 흔히 접하는 불교용어는 한자를 봐도 이해가 되지 않고, 사전을 찾아봐도 피상적인 설명뿐이다. 그러다 보니 불교가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무리 책을 읽고 강의를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상태로 더 나가다보면 오히려 불교를 배우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 되기 쉽다. 그러나 불교가 어려운 것은 스님들의 법문도, 불교 관련된 책들도 너무 경직되고 고답적인 이유도 있다. 문어체의 말투와 한자투성이의 용어는 어렵고 난해해 사람을 짓누른다. 

그러나 이 책은 기존의 불교서적과는 확연히 다르다. 책은 불교 공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교리들을 다루고 있다. 삼법인(三法印)으로 시작해 사성제(四聖諦), 연기(緣起), 육바라밀(六波羅密)로 이어진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교리이면서 불교의 핵심 가르침이기도 하다. 다른 모든 가르침이 이들 교리에 대한 부연설명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그래서 가장 쉬운듯 하면서도 되새김질 할수록 어려워진다. 

스님은 이들 교리를 철저하게 이야기로 풀어간다. 세상의 이야기, 우리 삶의 이야기, 경전 속 이야기 등을 통해 이해를 도운 뒤 교리에 대한 설명에 들어간다. 한문 투의 난해한 문체도 아니고 더더욱 암기를 해야 할 것 같은 중압감도 없다.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교리로 연결되고 나중에는 표와 그림으로 정리까지 해준다. 그래서 교리 하나하나가 스토리텔링이다.

스님은 “이제 막 불교 공부를 시작한 사람, 혹은 그동안 불교 공부가 어려워 방황했던 사람들을 위한 불교입문서”라고 자신 있게 밝히고 있다. 평소에 쓰던 일상의 언어가 빼곡한 책을 펼치면 ‘초보자를 위한 불교입문서’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미소를 띤 얼굴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86호 / 2023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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