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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수행 진해진(원명화·61) - 하

기자명 법보

명상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자
봉사 관두고 지도자과정 입문
웃음 찾아주며 절로 행복해져
사람들 지혜·자비 충만해지길

“현재에 늘 깨어있고 매순간 알아차림을 하라”는 혜연 스님의 가르침은 지금도 수행지침서가 되어 준다. 당시 한 달에 700명, 1년에 8000명 이상의 참가자들에게 명상을 지도하고 봉사자들과 함께 봉은사 영어 홈페이지 제작과 영문 책자를 만들며 무한한 보람을 가졌다.

또 헝가리 부통령과 리투아니아 국회 의장단, 인도 상공부장관 등 외국 인사들이 찾아온 국제 템플라이프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한국 사찰에서 평화를 체험하고 좋은 인상과 감정으로 국가적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불심으로 봉사에 나서는 많은 사찰 봉사자들의 업무가 수행이면서도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체계적으로 명상을 공부하고 싶어 10여년간 이어온 봉사를 내려놓고 조계종 포교원 ‘불교상담개발원’에서 ‘불교명상지도사’ 과정을 수강했다. 훌륭한 스승을 만나 명상의 기초부터 핵심까지 상세하고 바르게 배울 수 있었다. 이후 명상을 시작하고 싶다는 도반들에게 반드시 커리큘럼이 제대로 갖춰진 명상센터나 참된 스승님을 찾아가라고 조언한다. 그만큼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간화선, 대승불교, 초기불교, 티벳불교 수행법도 배웠다. 매일 명상하며 수행일지를 썼다. 처음에는 잠시 멈춰서서 지금 이 순간의 호흡에 집중하는 수행을 계속했다. 그러자 그동안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명상을 하는 중에도 살아오면서 분노에 휩싸였던 일이 계속 떠올랐고, 한편으론 엄마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 자신이 슬픔과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비 명상을 시작했다. 걸으면서도 앉아서도 스스로에 대한 무한한 친절과 자비를 떠올렸다. 어느덧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른 사람도 이해해주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났다.

집중 참선수행도 여러 번 참여했다. 스님들이 불자들과 함께 수행에 참여해주시니 더욱 편하게 집중이 됐다. 특히 지난해 2월에 조계종 포교부장 선업 스님께서 지도해주셨던 경주 황룡원에서의 3박4일 집중수행은 잊을 수 없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30여명의 도반들과 함께 정진했다. 명상을 하는 도중 어느 순간부터 샛별보다 아주 밝은 빛이 잠시 동안 또렷하게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니밋따’라고 했다. 나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게 아닌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배웠다. 열심히 수행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 여기고 거듭 정진했다. 명상으로 체험한 현상들과 긍정적으로 변화한 내 모습을 많은 사람에게 전해주겠다고 다짐했다. 

불교상담개발원 명상지도사 교육은 2급과 1급, 전문가 과정으로 이뤄졌다. 오랜 시간을 공들여 2급과 1급 과정을 수료했고, 전문가과정의 집중수행을 거쳐 드디어 불교명상지도사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마음 돌봄 치유사업인 ‘늘봄명상프로그램’에서 명상을 지도할 기회가 주어졌다. 의료, 돌봄, 공공서비스직군과 소외이웃을 비롯해 명상이 필요한 모든 국민에게 명상을 지도했다. 전국 복지관을 찾아다니며 수행 경험을 나누기도, 고민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오랜 사회적거리두기로 우울증이 심해진 경우가 대다수였던 명상수업 참가자들은 큰 호응과 함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웃음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 자신도 행복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날 명상이 뇌의 특정부위를 활성화시켜 회복탄력성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스스로를 통찰하는 힘을 길러 스트레스를 조절해 내적 외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명상을 시작하기 전 내 모습을 되돌아보면 현재의 나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숫타니파타’의 한 구절처럼 세상의 모든 사람이 명상으로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충만해져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두 손 모아 서원한다.

[1689호 / 2023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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