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불은 사경과 더불어 수행과 신행의 방편으로 널리 활용돼 왔다. 이 책은 ‘관세음보살 42수 진언’을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형태의 그림과 감각으로 재해석, 재구성한 책이다. 미국에서 신행활동과 작품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작가의 노력이 불교와 미술의 대중적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높게 평가된다.
모든 중생들을 살피고 구제하겠다는 관세음보살님의 원력은 ‘천수천안’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시각화됐다. 천수에 각기 들려있는 지물 또한 고단한 삶을 관세음보살님에게 의지하려는 중생의 간절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42수의 진언 또한 마찬가지다. 진언을 반복해 염송하거나 정성껏 써내려가는 모든 행위가 오래도록 대중들의 대표적인 수행으로 자리잡아 온 것 또한 관세음보살을 향한 중생들의 소망과 발원이 끊이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믿음과 발원은 변함없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관세음보살님을 표현하는 방법이 조금씩 바뀌고 대중들이 선호하는 이미지의 무게추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 ‘컬러링북’이라는 정형화된 형태가 사불수행의 가장 대중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은 것 또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한 결과다.
작가 또한 2년여 동안 42수 진언을 염송하고 명상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관세음보살님의 모습을 그림으로 옮겼다. 각각의 진언에 담긴 뜻을 설명하고 이를 영어로 함께 수록한 것도 흥미롭다. 관세음보살 신앙이 우리나라 불자들의 대표 신행에서 전세계 불자들로부터도 첫 손에 꼽히는 신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을 자아낸다.
작가는 미국 보스턴 미술관대학교와 메사추세츠 미술대학,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대학서 미술을 공부했다. 그 후 미국과 프랑스, 모나코 등에서 10회의 개인전과 미국, 한국, 유럽의 여러 아트쇼와 그룹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89호 / 2023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