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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복구’ 지원에 수희 동참 기대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3.07.24 13:19
  • 호수 1690
  • 댓글 0

“어려움 보면 도와달라 안 해도 
‘불청지우’로서 달려가야 해”
컨트롤타워 역할 못하는 대통령
지자체장도 책임 전가에 급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장마로 50여명이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다. 부상자는 35명이다. 집중 호우와 산사태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가 귀가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집 밖에서 지내는 이재민은 3100여명이라고 한다. 천재에 인재까지 더해지며 더 큰 피해가 발생해 국민은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와 지자체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마저 이어지고 있어 국민 대다수가 개탄스러워하고 있다.

집중 폭우로 국민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순방을 강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장 서울로 대통령이 가도 상황을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필요한 지시는 하겠다 생각해서 하루에 한 번 모니터링 하신 걸로 알고 있다”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국민의 공분을 샀다. 물에 잠겨 가는 한국 국민보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더 소중하단 말인가. 

귀국 후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 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하라”라고 했다.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않고 바다 건너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쇼핑’만 지켜봤던 건 윤 대통령이다. 김 여사의 “경솔한 행동에 사과드린다”라는 한마디는 국민에게 전해야 하지 않는가. 

자신은 책임 없다는 식의 윤 대통령의 ‘유체 이탈 화법’은 지자체장들의 언행에서도 그대로 보인다.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건’은 인재에 가까웠는데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 김 지사는 늑장 대처에 대한 사과를 하는 자리에서 “현장에 갔다 한들 달라질 것은 없었을 것”이라며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지하 차도의 관리 총책임자이자 재난 수습의 최종 결정권자인 자신의 책임을 실무진에게만 전가하는 듯하다.

충청·영남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홍준표 대구 시장은 골프를 치러 갔다. 비판이 일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며 “부적절하지 않았다”라고 반발했다. 당시 대구는 전 직원의 20% 이상이 비상 근무하게 돼 있는 ‘비상근무 제2호’가 발령된 상태였다. 며칠 후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시민들은 상처받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행보는 어떤가. 원 장관의 수행비서로 보이는 한 인물은 수해 현장에서 ‘실실 웃는 모습’을 보여 대국민 분노를 일으켰다. 그 자리에 있던 원 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하고자 물에 잠긴 차량 인양을 위해 진입 중인 견인차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한다고 해서 폭우가 그치는 건 아니다. 수해 현장에 들른다고 해서 범람하는 강물이 갑자기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재난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책임마저 회피하는 듯한 언행을 보이니 지자체장도 공분을 살만한 말을 주저하지 않고 내뱉는 것 아닌가. ‘이태원 참사’ ‘2022년 수해’ 때도 유사한 행보를 보여 여론의 질타를 받았음에도 전혀 나아지질 않았다.

정부와 달리 교계는 국민의 ‘아픈 가슴’을 보듬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더프라미스와 천태종NGO 나누며하나되기 등은 수해 복구에 힘을 더하며 긴급 성금 모금에 나섰다. 아울러 세탁 및 주방세제, 양말, 이불 등의 생활용품도 시민들로부터 받아 이재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조계사, 봉은사 등의 유수 사찰은 백중 첫날 수해로 생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도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불교인권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촉구했듯이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는 대승 보살은 도와 달라 부르지 않아도 어려움을 보면 불청지우(不請之友)로서 달려가야 한다.” 전국의 사찰과 단체들이 수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

[1690호 / 2023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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