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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락가락 행정으로 잼버리 파행 이어 불교계도 혼란 초래”

  • 교계
  • 입력 2023.08.09 17:33
  • 수정 2023.08.09 21:45
  • 호수 1692
  • 댓글 3

여가부, 8월8일 봉선사에 대원들 수용 요구
3시간 뒤 설명도 없이 “착오였다” 취소통보
봉선사 측 “긴급 대응팀까지 꾸렸는데 황당”
조직위, 불자 대원들도 기독교 시설에 배정
조계종 측 “안타깝지만 끝까지 돕겠다”밝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준비부족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대회조직위 홈페이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준비부족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대회조직위 홈페이지]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준비 부족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의 오락가락한 행정으로 대회의 원만 회향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선 불교계마저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남양주 봉선사에 따르면 여성가족부 측은 8월8일 오후 태풍 북상에 따른 퇴영 결정으로 사찰 측에 12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수용할 수 있는 지 여부를 문의했다. 이에 사찰 측은 “국가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최대한 인원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봉선사는 이후 긴급 종무회의를 소집, 준비에 착수했다. 대원들이 숙소로 사용할 템플스테이관에 대한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또 현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이용객들에게도 양해를 구해 조속한 퇴방조치를 시행했고, 대원들을 위한 식사 준비와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 운영 방안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봉선사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점검에도 나섰다. 

그러나 인원수용 여부를 문의한 이후 연락이 없던 여가부 관계자는 3~4시간이 지난 뒤 사찰 측에 “봉선사로 가는 인원은 취소됐다. 착오였다”고 통보했다.

여가부 측의 이 같은 설명에 긴급 대응팀까지 꾸렸던 봉선사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봉선사 관계자는 “잼버리대회가 여러 미숙한 운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지만, 국가적 행사에 불교계라도 적극 도와야 한다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당부와 종단 차원의 협조요청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원들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황당하다”며 “이번 사안을 보면서 정부의 콘트롤타워 부재를 절감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회 조직위 측은 잼버리 대원들의 퇴영을 결정하면서 대원들의 종교 정체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 없이 일방적으로 숙영지를 배정해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불교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는 8월8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원들의 숙영지를 변경하면서 불자 대원들조차 경기 파주의 금식기도원에 배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금식기도원은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불자 대원들로서는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반응이다. 이에 불교계가 강하게 유감을 전달하면서 대회조직위가 부랴부랴 사찰로 옮기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의 오락가락 행정에 조계종 총무원 측은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대회가 원만히 회향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조계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8월9일부터 대중교통 등을 통해 접근이 쉬운 서울지역 12개 사찰을 개방하고, 잼버리 대원들의 한국 전통문화체험을 위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등에서는 스카우트 대원들의 템플스테이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잼버리대회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아 안타까움도 크지만, 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조계종은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대회에 참여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만끽하고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기 바란다”고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92호 / 2023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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