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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국가들 흥망성쇠가 한국불교에 던지는 교훈

  • 교학
  • 입력 2023.08.21 14:43
  • 수정 2023.08.23 10:38
  • 호수 1693
  • 댓글 1

불교평론, 8월2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기념관서 학술심포지엄 개최
‘정체성 상실’ 인도, ‘종단개혁’ 스리랑카 등 7개국 불교 흥망사 고찰 

한때 1만명의 스님이 공부했던 날란다 대학의 소멸은 인도불교의 종언을 상징한다.
한때 1만명의 스님이 공부했던 날란다 대학의 소멸은 인도불교의 종언을 상징한다.

세계 각국의 불교흥망사를 고찰함으로써 한국불교를 성찰하고 중흥을 모색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불교평론(사장 지혜 스님)이 8월25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교역사의 흥망성쇠에서 배운다’를 주제로 창간 24주년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2023 만해축전’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현재 한국불교가 절박감으로 자기혁신 하지 않으면 역사의 유물로 전락할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인도·인도네시아·실크로드는 과거에 불교가 융성했지만 현재는 절멸하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지역이다. 이상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인도불교의 흥망성쇠를 다룬다. 미리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기존 인도불교의 절멸 사유로 거론되는 이슬람의 침공, 힌두교와의 습합 외에도 ‘정체성 상실’과 ‘불교의 가변성’을 이유로 든다. 이슬람 세력이 불교·힌두교·자이나교 등을 가리지 않고 파괴했지만 유독 불교만이 회복하지 못한 것은 이미 불교가 인도 내에서 소멸 중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불교의 힌두화’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사항으로 애초에 불교의 철학체계가 반(反)힌두교적 성격을 지녀 힌두교를 배제하고는 불교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종교전통이 외부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 전통을 견인해 나가는 것은 신자이지만 인도불교는 종교적 의례로써 신도의 의식과 삶을 묶어내지 못해 ‘정체성 상실’을 야기했음에도 주목한다. 신자들에게 불교도로서 정체성을 심어주는 데에 실패한 것이 인도불교 소멸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또 현세지향적인 동아시아지역의 전통사상은 윤회·업설 등의 인도적 세계관과 구분됐지만 정작 인도 내부에서는 불교가 가진 ‘사상적 변동성’이 궁극적으로 힌두교로의 융화로 귀결됐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정기선 동국대 외래교수는 찬란한 유적만 남기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인도네시아불교를 고찰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불교는 해상무역로라는 지리적 특성과 정치·경제적 변동성, 불교의 토착종교화, 온건 이슬람의 전도활동이 불교 쇠락의 원인으로 분석한다.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은 실크로드 지역의 불교는 이곳을 왕래하던 대상(隊商)이나 주민들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했다. 서역불교가 쇠망한 원인으로 ‘사막화로 인한 도시 소멸’ ‘불교의 부패’ ‘외적의 침입’ ‘교역쇠락으로 인한 도시붕괴’ 등에 있다고 보았다.

불교가 탄압 받았지만 다시 성행한 스리랑카·중국·일본·한국도 다룬다. 결론적으로 이들 지역불교는 ‘엄격한 경(經)·율(律) 준수’ ‘출·재가자의 호법운동’ ‘사찰재정 투명화’ ‘교단개혁’ 등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아산 마하위하라 주지 담마끼띠 스님은 엄격한 경·율의 준수와 출·재가자의 활발한 전법활동이 쇠락하던 스리랑카불교를 부활시킨 원동력으로 보았다. 11세기 스리랑카불교는 엄청난 저항을 무릅쓰고 부패한 교단을 폐쇄하는 등 개혁을 단행해 불교의 변질을 막았다. 18세기에는 기독교의 탄압으로 승가가 소멸했지만 다시 소생시켰고 이후 ‘빠나두라 대논쟁’ ‘올코트 경·다르마팔라의 호법운동’ 등이 불교부흥을 견인했다고 설명한다.

이병욱 고려대 강사는 오늘날 대만불교 ‘불광산사’가 사찰재정 투명화 등 국가와 사회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불교를 다시 부흥시킨 점에 주목한다.

원영상 원광대 교수는 일본불교가 제국주의 시절에 과오를 저질렀지만 교단개혁을 단행했고 수많은 종립학교를 세워 불교학을 장려해 학문적으로 불교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김경집 동국대 연구초빙교수는 한국불교의 흥망성쇠를 조명한다. 봉암사 결사, 역경불사, 해외포교 등 한국불교가 순수하게 종교적 가치를 추구할 때 흥성의 시대를 보낸 반면 종권다툼 등 사회적으로 호응받지 못할 때 쇠퇴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불교중흥을 위해선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는 불교신행이 이뤄지고 불교적 가치관에 따라 신행하는 순수성이 드러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박건태 기자 pureway@beopbo.com

[1693호 / 2023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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