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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300일이 되도록 국회는 무엇을 했습니까"

  • 사회
  • 입력 2023.08.22 14:47
  • 수정 2023.08.24 12:53
  • 호수 1694
  • 댓글 2

조계종 사회노동위 비롯 4대 종교·유가족
8월22일 이태원 특별법 제정 촉구 삼보일배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개월째. 참사 발생 경위와 원인 규명은 물론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가족과 종교계가 끊임없이 진상규명과 국가의 사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유가족과 종교인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길 위에 섰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간절히 외쳤다.

“안전을 원합니다. 10·29 참사를 기억해주세요.”“국가책임 인정하고 대통령은 공식 사과하라.”

조계종 사회노동위(위원장 지몽 스님)을 비롯한 천주교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이태원참사를기억하는그리스도인모임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8월22일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및 300일 추모 4대 종교·유가족·시민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삼보일배를 통해 시민들에게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 유가족들의 절박한 호소를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삼보일배 출발에 앞서 유가족과 4대 종교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질타함과 동시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해 10월29일 용산구에서 발생한 참사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4월 발의된 법안으로, 6월30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주도로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국민의힘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하며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가족들은 끊임없는 슬픔과 아픔을 감내하면서 참사 발생 300일을 마주하게 됐지만 어느 것 하나 밝혀지거나 이뤄진 것이 없다. 우리가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특별법 통과를 호소했으나 법안은 국회에 머물러 있고 행안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 농성 중 단식과 행진으로 이뤄낸 신속처리안건은 그것으로 끝이었고, 국힘당 행안위원들에 의해 또다시 멈췄다. 국회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가 지키고 이뤄내야할 특별법을 위해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전할 것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각자도생의 서글픈 현실을 국민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노위원 혜도 스님은 “이태원 참사는 국가의 잘못임을 알고 있다. 대통령은 마땅히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과 여당이 나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참사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부처님께서는 본인들의 잘못을 모르는 사람들은 양심과 수치스러움을 모르는 것이라 하셨다. 오늘 삼보일배의 간절함 부디 이태원 희생자들에게 닿아 억울함이 벗겨지고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이 치유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불행한 사고가 없는 안전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상훈 신부도 “세월호 이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 했는데 또 발생했다. 누가 죽더라도 아무렇지도 않는 것이 국가인가 묻고 싶다. 얼굴도 모르지만 서로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체를 이뤄 살아왔으나 국가에 의해 모든 것이 무너졌다. 특별법 제정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해야하는 일이자 의무다. 미약하지만 열성을 다해 정부외 국회에 촉구한다”고 했다.

발언 마무리 후 10시 29분이 되자 유가족을 비롯한 참여자들은 혜도 스님의 죽비에 맞춰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희생자를 위해,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천천히 몸을 숙였다. 습한 기온에 땀은 비오듯 쏟아졌지만 결연한 의지를 담은 이들의 삼보일배는 끝없이 이어졌다. 한 걸음 한 걸음에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기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소망을 담아.

이날 시작된 삼보일배는 3일간 진행되며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애오개역, 마포역, 마지막 3일차 국회정문까지 이어진다. 종료 후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300일 시민추모대회에 참여한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94호 / 2023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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