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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문제, 법륜 스님에게 물어보세요

  • 불서
  • 입력 2023.08.28 16:32
  • 호수 1694
  • 댓글 0

엄마수업
법륜 스님 지음·하니박 그림 / 정토출판 / 312쪽 / 1만6800원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화가 나면 공격성을 보이고 말을 함부로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에요.”

아이의 반항에 당황스러운 것은 이 엄마만은 아닐 것이다. 아이는 왜 그렇게 행동하고, 어떻게 대해야 할까. 법륜 스님은 그 원인이 부모노릇을 포기하고 학부모 노릇에 치중하는 엄마아빠에 있다고 직격한다. 아이가 공부 잘하고 모두 부러워하는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데 급급해 아이를 무한 경쟁으로 내몬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식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으며, 따라서 아이들에게 일어난 정신적인 문제는 결국 부모의 문제임을 직시하도록 한다.

스님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모의 절대적인 영향 아래 있기에 부모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를 바로 느낀다. 아이들이 바라는 건 좋은 학교, 학원이 아니라 엄마아빠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부모는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자식을 독립된 인격체보다 부모의 소유로 여긴다. 좋은 옷을 입히고, 값비싼 음식을 먹이고, 과외를 시키고, 유학을 보내면 부모 노릇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러할까? 스님은, 아이들은 이러한 조건 없이도 부모의 사랑만 있다면 잘 자란다고 한다. 아무리 물질적인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더라도 부모의 따뜻한 품을 느끼며 자라지 못하면 아이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아이가 행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을 역설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는 본인이 부모에게 배웠던 양육법을 자기도 모르게 자녀에게 그대로 답습해서 전하고 있다. 이것은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인식과 태도가 바뀔 때 비로소 자녀 때문에 겪는 고통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세 살까지는 헌신적인 사랑을, 사춘기 때는 지켜봐주는 사랑을, 스무 살 이후에는 냉정한 사랑을 권한다.

이 책은 2011년 출간된 ‘엄마수업’의 개정 증보판이다. 12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아이가 청소년이거나 성인이 됐고, 그 엄마도 중년이나 노년이 된 이들도 있다. ‘엄마수업’도 오늘의 엄마와 아이에게 맞는 내용으로 보완하고 새 이야기를 추가했다. 법륜 스님은 인공지능이든 코로나든 환경에 따른 현상은 다양하게 일어나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의 본질은 하나라고 한다. 농사의 이치를 알면 힘이 덜 들고 재미있듯, 누구든지 인생의 이치를 알게 되면 애쓰며 아이를 키우지 않아도 그 속에서 엄마도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님은 자녀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나 격려를 건네지 않는다. 에두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문제의 본질을 짚어내고 스스로 성찰토록 한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이자 21세기 국사(國師)로 불리는 법륜 스님. 이 책은 스님의 통찰과 지혜가 빛나는 훌륭한 부모교육 지침서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94호 / 2023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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