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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하다’…나란다축제 대성황

  • 교계
  • 입력 2023.09.02 20:07
  • 수정 2023.09.03 14:42
  • 호수 1696
  • 댓글 0

은정재단·포교원 주최, 9월2일 동국대 일원서 개최
‘전법on 캐릭터’ 등 학생기획단 5개 부스 운영
대표 프로그램 ‘범종을 울려라’ 우승 오현수 학생
자승 스님, 부스·안거체험 등 찾아 참여학생 격려

‘전법ON 캐릭터 나만의 굿즈 만들기’를 기획한 문수혁(동대부중 3)학생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나란다축제를 위해 2개월 동안 준비한 전법ON 캐릭터를 선보이는 날이기 때문. 문 군이 디자인한 캐릭터는 코뿔소의 우직한 정진에서 따온 ‘코정이’와 꽃사슴의 따뜻한 자비의 줄임말 ‘꽃비’로, 미술을 좋아해 디자인에서 제품 구상까지 도맡아 더 애착이 컸다.

“‘캐릭터를 개발해야겠다. 그리고 굿즈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부처님 말씀 중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가장 좋아해 코뿔소를 가지고 만들어봤고, 자타카에서 모티브를 따와 사슴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일주일정도 걸렸죠. 친구들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해서 점심시간마다 회의하고 준비를 거쳐서 참여하게 됐어요.”

부스를 운영하고 1시간가량 흘렀을까.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며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자 문 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참여자들을 환영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캐릭터에 대한 소개, 그리는 방법 등을 설명했고, 참가자들은 부채, 파우치에 코정이, 꽃비를 그리기에 열중했다.

캐릭터를 설명하고 있는 문수혁 학생.
캐릭터를 설명하고 있는 문수혁 학생.

운영단이 예상한 인원은 200명. 생각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캐릭터 부스를 찾아 준비한 물품이 빠르게 소진돼갔다. 문 군을 비롯한 학생기획위원단이 운영한 ‘캐릭터 부스’는 말 그대로 대성공이었다. 문 군은 “지난해랑 비교해 이정도 수량을 예상했는데 생각 외로 많이 왔다. 행사를 주최한 입장에서 매우 보람차다”며 “우리의 기획 의도가 바로 ‘전법’이었는데 미약하더라도 학생들이 캐릭터를 그리면서 불교에 친근감을 가졌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이사장 자승 스님)과 조계종 포교원(원장 범해 스님)이 주최하는 제15회 나란다축제가 9월2일 동국대 일원에서 개최됐다. 2009년 전국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로 시작된 축제는 코로나 상황에도 중단 없이 비대면으로 진행, 올해 15회째를 맞았다. 연평균 3만명의 어린이·청소년이 참가했으며, 현재까지 50만여명이 참여해 불교계를 뛰어넘어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소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불교에만 특정된 프로그램만이 아닌 진로체험, 댄스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체험 기회를 제공해 비불자 학생들이 불교와 인연을 맺는 귀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외국인 참가자들도 대폭 증가하면서 한류문화 전파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나란다축제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은정재단은 학생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생기획위원단을 꾸려 기획안을 접수받고 이를 축제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학생기획운영단은 35개 전통문화체험부스 가운데 ‘AI음성인식연등’ ‘엔트리로 만나는 불교’ ‘3D프린터 장엄등’ ‘전법ON캐릭터부스’ 등 5개 부스를 운영하며 준비한 아이템을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직접 디자인 하고 붙여 만드는 ‘아름다운 우리문화 수제도장 만들기’ ‘나도장인-나전칠기’, 기기를 착용하고 게임하는 ‘찾아가는 미래교육 VR·AR 체험’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 부스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출가 부스도 마련돼 출가를 고민하는 학생들은 스님과 상담을 하기도 했으며 솜사탕, 슬러시, 꽈배기 등 간식도 무료로 제공했다.

나란다 축제를 대표하는 ‘도전! 범종을 울려라’도 팔정도 특설무대에서 진행됐다. 올해부터 전국 사찰 및 종립학교에서 예선을 실시, 신청자 1900명 가운데 상위 10%인 197명만이 본대회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겨뤘다. 연속된 정답에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답을 쓰지 못해 탈락한 학생들은 눈물을 보였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스님들과 보호자들이 나서 무대에서 춤을 선보였고, 학생들은 부활에 성공해 다시 참여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대상 수상자를 가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난해에 비해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 30문제가 넘게 출제됐음에도 쉽게 결선 진출자를 가리지 못하자 관계자들은 난이도 높은 문제를 선별해 어렵사리 12명의 결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접전 끝에 봉은사 어린이 법회 출신 오현수(초림초 5) 학생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대상을 받았다.

오현수 학생은 “일등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대회 때는 첫 번째 문제에서 탈락해 너무 아쉬웠다”며 “그 이후로 불교 공부를 열심히 했고, 아버지가 나란다 기출문제를 요약본으로 만들어줘서 2개월동안 학교 가기 전 1시간, 학교에서도, 잠들기 1시간 전에도 계속 공부했다. 그런 노력이 오늘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불교교리 경시대회도 예선을 실시, 중학생 1600명, 고등학생 4700명 가운데 630명의 학생이 학림관에서 시험을 치렀다.

팔정도 특설무대에서 열린 K-댄스 경연대회에는 13개 팀이 참가, 넘치는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지만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뛰어난 춤사위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이 내뿜는 열정과 관람자들의 열띤 응원, 호응으로 팔정도 무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13개 팀의 무대가 끝나자 심사결과가 발표됐고, 대상은 켄드릭 라마(Kednrick Lamar)의 DNA에 맞춰 공연을 펼친 광주 정광고 댄스동아리 로터스팀이 차지했다. 로터스팀은 “아침, 점심, 주말에도 연습을 했다. 지난해에도 로터스팀이 우승해 부담감이 있어 약간 긴장하기는 했다”며 “5명이서 호흡을 계속 맞춰왔고 막상 노래가 나오니까 긴장이 풀려 연습한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법학만해관에서는 류충령 카이스트 교수의 특강, 동국대 교수들과 불자교수의 집단 상담, 동국대 입시도우미 ‘드리머’ 20명의 합격 수기 등 강의와 예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기·뮤지컬 실습도 마련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재단법인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 자승 스님과 동국대 이사장 돈관, 포교원장 범해, 은정재단 상임이사 성월, 나란다축제 운영위원장 성효, 동국대 이사 호산 스님 등 스님들과 윤재웅 동국대 총장, 정충래 동국대 이사 등은 상월선원 안거체험을 비롯해 K-댄스 경연대회, 전통문화체험부스 등을 둘러보며 학생들과 소통했다.

특히 자승 스님은 상월선원 안거체험이 진행되고 있는 운동장을 가장 먼저 찾아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날은 중학생 4명, 고등학생 17명, 대학생 17명, 지도교사 4명이 참여해 상월결사 정신을 체험했다. 자승 스님은 정진하고 있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관계자들에게 “텐트에서 정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참여 학생들을 특별히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은 추후 나란다 축제 시상식을 개최해 이날 수상한 개인 및 단체에게 상장과 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96호 / 2023년 9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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