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재 시인의 첫 산문집. 8월 한여름, 자신에게 너무도 큰 사랑을 주었던 비구니스님의 부고를 듣고 시인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어서 아이처럼 울다 깨닫는다. 자신이 슬픔에 빠져 그 사랑을 보지 못했음을. 가진 것 없이도 오래도록 안아준 사람. 그저 성실하게 걸어가라고. 이별의 순간 그가 전해주었던 가르침은 이별이 완전한 사라짐이나 소멸이 아니라 흙이었던 것의 본래 흙으로 돌아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고명재 지음, 난다, 1만6000원.
[1695호 / 2023년 9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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