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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입국” 운허 스님 자취 한 자리 모은 기념관 개관

  • 교계
  • 입력 2023.09.08 16:40
  • 수정 2023.09.09 11:08
  • 호수 1696
  • 댓글 0

광동학원, 9월8일 남양주 광동중서 ‘운허역사기념관’ 개관식
친필·경전번역본·유품 등 200여 점 전시 “역사교육 현장되길”

운허역사기념관이 9월8일 남양주 광동중학교에 문을 열었다. 
운허역사기념관이 9월8일 남양주 광동중학교에 문을 열었다. 

근현대 한국불교 대강백인 운허 스님(1892~1980)의 발자취와 독립운동정신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운허역사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학교법인 광동학원(이사장 초격 스님)이 9월8일 오후 3시 남양주 광동중학교에서 운허역사기념관 개관식을 가졌다. 운허역사기념관은 광동학원 개교 77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로서 혼신을 다하셨던 운허 스님의 뜻과 행적을 기리고자 마련된 추모와 역사교육의 현장이다. 개관식은 1부 기념식과 2부 현판식으로 진행됐다. 광동학원 이사장 초격 스님을 비롯해 양주 연화사 혜승, 봉선사 능엄승가대학원장 정원, 운허기념사업회 이사장 인묵 스님 등 교구 본·말사 스님들과 정흥권 광동중학교장, 김일동 광동고등학교장, 김중철 의정부광동고등학교장, 이대혁 광동중·고총동문회장 및 교직원, 학생, 학교운영위원, 학부모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했다.

운허 스님은 한국불교의 대강백으로 일제강점기 민족정신을 일깨웠던 교육자인 동시에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다. 독립 후인 1946년 “교육입국”을 주창하며 ‘광동초급중학교’를 설립, 초대교장을 맡으며 인재양성에 기치를 올렸다. 이를 통해 광동중·고와 의정부 광동중·고 설립의 초석을 다진 운허 스님은 민족교육에 앞장서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독립운동 공로포장’을 수상했다. 또 팔만대장경 한글 번역을 주도해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았다.

광동중 하늘가람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봉선사 교구 본말사와 광동학원 관계자,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광동중 하늘가람에서 열린 1부 기념식에서 운허역사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아 기념관 건립을 이끈 봉선사 주지 초격 스님은 “개교 이래 배출한 5만여명의 졸업생이 사회 각계각층의 우수한 인재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던 것은 광동학원을 명문사학으로 우뚝 세운 운허 스님의 높으신 원력의 결실”이라며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광동학원은 이러한 운허 큰스님의 업적을 후학들이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운허역사기념관을 건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초격 스님은 “역사는 기록되어야 하고 그 역사 속에 우리의 정신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학생들을 비롯한 교직원, 학부모, 지역민들이 기념관을 자주 찾아와서 운허 스님의 높으신 뜻을 직접 눈으로 보고 스님의 큰 뜻을 마음에 새김으로써 후학들이 스님의 뒤를 이어 국가와 인류를 위해 공헌할 큰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초격 스님은 “역사는 기록되어야 하고 그 역사 속에 우리의 정신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격 스님은 “역사는 기록되어야 하고 그 역사 속에 우리의 정신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능엄승가대학원장 정원 스님은 축사를 통해 “수십 년 전 어느 해 질 녘 가사와 장삼을 수하시고 염주를 손에 쥐신 채 다경실로 걸음 옮기시던 운허 스님의 흐트러짐 없는, 수행자다운 기품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기념관 개관을 앞둔 소회를 전했다.

김교남 운허역사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학교 선생님들 녹봉을 쌀로 주었는데 그 쌀을 마련하기 위해 마을에서 탁발을 해야 했다”던 운허 스님의 말씀을 전하며 “교육을 위해 이렇게 헌신하신 분을 이 땅에서 다시 찾기 힘들 것”이라고 회고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운허 스님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운허 스님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이서현 학생 대표가 ‘운허 스님에게 드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편지에서 학생들은 “스님께서는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하셨던 용기와 팔만대장경을 번역하실 만큼의 학문적 소양 그리고 학교를 건립할 만큼의 큰 도움을 사람들에게 받어 내시는 인품까지도 두루 갖추셨음을 알게됐다”며 “스님의 높으신 뜻과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운허 스님이 생전 들고 다니던 가방과 그 속에 넣어 다니던 유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운허 스님이 생전 들고 다니던 가방과 그 속에 넣어 다니던 유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현판식에 이어 주요 내빈들은 기념관을 둘러보며 운허 스님의 민족정신과 인재 양성을 위한 헌신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기념관에는 운허 스님의 친필원고, 저서, 경전 번역본 등의 책들과 생전에 사용하던 유품 등이 고루 전시돼 있다. 기념관을 둘러본 내빈들은 특히 “새로 나라를 건설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고 당부하는 운허 스님의 생생한 생전 육성이 들려오는 동영상 앞에서 모두 숙연함을 감추지 못했다.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유물과 자료들은 현재 총 200점이다. 이 가운데에는 봉선사로부터 대여한 30여 종 60점의 유품들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말 학교법인 광동학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운허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는 올해 5월부터 신문 광고 등을 통해 기념관 건립을 알리며 전국에서 관련 자료 수집에 박차를 가했다. 같은 해 8월 신용철 추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수집한 운허 스님 관련 서적 및 자료를 광동학원에 기증했다. 이어 봉선사에서 추진 중인 (사)운허기념사업회가 소장 자료에 대한 임대·전시에 협의하며 개관 준비는 급물살을 탔다. 총 500여점의 자료와 유물 등이 수집됐고 이에 발맞춰 명칭 또한 ‘운허역사자료관’에서 ‘운허역사기념관’으로 변경했다.

유근식 광동학원 사무국장은 “수집 자료 가운데 상당수는 공간 부족 등으로 아직 공개하지 못했다”며 “운허역사기념관 개관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운허 스님의 발자취와 가르침, 업적 등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조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격 스님은 “오늘 개관한 기념관이 대강백이자 교육자로 인재 양성에 혼신을 다하신 운허 스님의 교육입국 정신을 계승하는 역사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나아가 기념관이 박물관으로 발전하길 기대하며 이를 바탕으로 광동학원 또한 불교종립학교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양주=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96호 / 2023년 9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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