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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의 기도 원력, 선지식의 법향 타고 날아오르다

  • 교계
  • 입력 2023.09.11 12:03
  • 수정 2023.09.11 16:19
  • 호수 1697
  • 댓글 0

33기도순례단, 9월9일 수행성지 문경 대승사서 5차 기도정진
안거 끝난 ‘대승선방’ 및 수행처 ‘묘적암’ 순례…“잊지 못할 경험”

하안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문경 사불산 자락엔 납자들의 성성적적(惺惺寂寂)한 기운이 여전했다. 고려시대 나옹 스님이 출가하고 원효, 의상, 성철, 청담 스님이 수행한 대승사 묘적암은 지금도 고승들의 선기(禪氣)가 곳곳에 서려있었다. 도반들과 함께하지 않았으면 선승들에게만 허락되는 이 금단의 구역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환희로움에 가득 찬 순례자들의 눈빛은 어느새 샛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문경 사불산 대승사 대웅전.
문경 사불산 대승사 대웅전.
국보 321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국보 321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매달 전국의 기도‧수행도량을 찾아가는 33기도순례단(지도법사 석중 스님)이 9월9일 문경 사불산 대승사(주지 일균 스님)에서 제5차 기도정진을 봉행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 9년(587) 네 면에 부처님 형상이 새겨진 돌이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왕이 직접 찾아와 예배한 후 이곳에 대승사를 짓게 했다고 전해진다. 대승사는 국보 321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을 비롯해 보물 6점, 유형문화재 7점을 보유하고 있는 천년고찰로도 유명하다.

33기도순례단 지도법사 석중 스님.
33기도순례단 지도법사 석중 스님.

지도법사 석중 스님은 “대승사는 고려시대 나옹 스님이 출가하고 원효, 의상, 무학 스님을 비롯해 근현대 성철, 청담, 월산, 묘엄 스님 등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스님들이 정진했던 곳”이라며 “지금도 안거를 끝낸 스님들이 만행철에도 3‧7일 용맹정진을 이어가는 도량으로 그만큼 수행에 최적화된 장소이다. 오늘 이곳에서 기도정진하는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승사 주지 일균 스님.
대승사 주지 일균 스님.

대승사 주지 일균 스님은 환영법문에서 역경계가 닥쳤을 때 고통을 뛰어넘기 위해선 교리공부도 열심히 할 것을 강조했다. 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으신 연기법은 어렵지 않다. 남과 나를 이롭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연기법”이라며 “이렇게 순례하고 기도하는 것도 모두 깨달음의 방편이다. 세세생생 열심히 정진해 꼭 부처를 이루길 바란다”고 순례단을 격려했다.

순례단은 석중 스님의 집전에 맞춰 기도정진에 들어갔다. '천수경' 봉독으로 시작된 기도는 신묘장구대다라니 21독과 관세음보살 정근으로 이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고성염불하는 스님의 목소리를 타면서 대중들은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오롯이 염불삼매에 빠져들었다. 부부가 함께 순례에 동참한 손전영(금강심, 63) 보살과 백봉기(평산, 67) 거사는 “혼자 하는 염불보다 대중들과 함께 염불할 때 그 힘이 어마어마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승사 대승선원.
대승사 대승선원.

이번 순례의 백미는 ‘대승선방’과 ‘묘적암’ 순례였다. 주지스님의 특별 허락으로 순례단은 아직 하안거 납자들의 수행 기운이 서려있는 선방에 앉을 수 있었다. 주지스님은 안거 수행자의 역할분담표인 용상방에 대한 설명도 곁들었다. 다섯 차례 순례에 모두 참석한 박정애(관음정, 69) 보살은 “기도뿐 아니라 스님이 해주시는 말씀도 귀에 쏙쏙 들어와 정말 공부가 됐다. 불보살님 가피가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이라고 밝혔다.

대승사 산내 암자 묘적암.
대승사 산내 암자 묘적암.
묘적암 주지 효원 스님.
묘적암 주지 효원 스님.

묘적암에서 수행 중인 효원 스님은 나옹 스님 출가인연, 대승사 전승 설화, 사불산의 유래 등 여러 영험담을 대중들 앞에서 풀어내기도 했다.

고교 동창의 권선으로 순례에 처음 참여한 유남희(자비안, 68) 보살은 “스님들 선방과 묘적암 등 혼자선 함부로 갈 수 없는 장소를 순례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생각도 못 했는데 놀랍고 감사하다. 도반들과 즐겁게 정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순례동참을 권선한 한계숙(여등화, 68) 보살도 “삼천배 할 때만큼이나 오늘 순례정진이 환희심이 났다”며 “순례 가피를 주변에 회향해 공덕을 짓게되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불자들의 자발적 순례모임인 33기도순례단은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전국의 유서 깊은 기도성지를 찾아간다. 10월에는 해동제일 지장도량 의성 고운사에서 여섯 번째 기도정진을 이어간다. 문의)02-743-1080

문경=박건태 기자 pureway@beopbo.com

[1697호 / 2023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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