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2003년 개관한 이래 다양한 특별전과 학술대회 그리고 체험프로그램으로 고판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고서, 고판목, 고판화 등 6000여점의 소장품 가운데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70여점을 엄선해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관련 전문가들에겐 미래시대를 선도할 영감이 되고, 시민들에겐 아름다운 동양문화를 엿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이 9월22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인쇄문화의 꽃 동아시아 고판화 명품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은 고판화박물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진행된 60여 차례의 전시를 결산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한선학 관장은 “고판화박물관은 순수한 개인의 원력으로 수집한 동아시아 고판화 자료를 중심으로 2003년 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처음 2500여점으로 시작한 고판화박물관은 매년 발전을 거듭해 현재 6000여점의 목판, 전각, 판화를 소유한 명실상부 국내 최대규모의 판화 전문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특별전은 1부 삽화판화, 2부 예술판화, 3부 문양판화로 장르를 구분해 고판화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엄선한 70여점의 명품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1부 삽화판화 코너에는 도교판화의 압권인 ‘옥추보경’ 등 강원도 지정문화재 7건을 비롯해 조선시대 최고의 판화인 ‘오륜행실도’ 목판, 원주의 대표적 인물로 고구마를 가져온 조엄이 그려진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 고려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전적류가 전시된다. 세계적 명품인 명나라 황실 내부각본인 ‘불정심다라니경’, 청나라 강희황제 때 발간된 ‘개자원화보’, 조선의 화가와 선비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였던 당향한 화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예술판화에서는 한국의 ‘치성광여래도’, 중국의 ‘관음보살도’, 고려불화를 모본으로 판각한 일본의 ‘오백나한도’ 등 불화판화를 비롯해 토요토미 히데요시 문장이 새겨진 ‘관경만다라 채색판화’ 등 다양한 종교판화를 볼 수 있다. 또 고흐가 사랑했던 히로시게 ‘동해도 53차 대형 병풍’, 호코사이의 ‘후지산 36경’ 등 일본 우키요에 판화들이 전시된다. 3부 문양판화에서는 옛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아름다운 멋을 실천했던 조선시대 능화판, 청나라와 조선의 시전지 등 한국과 조선의 다양한 문자도 판화용 종이가 소개된다.
한 관장은 “고판화박물관이 20주년을 맞게 된 것은 지속적인 수집 활동으로 확보한 동아시아 고판화 소장품의 활용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1000여년 전부터 20세기 초까지 동아시아의 고판화의 주요 흐름을 풀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9월22~23일에는 한국 박도화 박사, 중국 조우신혜 선생, 일본 이리쿠치 교수, 베트남 짱 타잉히엔 교수 등이 참석해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현재 소장품 2점에 대한 보물 지정이 추진 중이고, 북경시 문물국이 운영하는 북경연산출판사에서 소장품을 주제로 8권의 대형 전집이 발간될 예정으로, 고판화박물관의 지속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97호 / 2023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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