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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 이사회, 불교방송 신임 사장 선임 왜 보류했나

  • 교계
  • 입력 2023.09.13 14:08
  • 수정 2023.09.13 14:10
  • 호수 1697
  • 댓글 13

9월13일, 제120차 회의서 안건 상정서 배제
“이사회 뜻 이해해 스스로 판단할 시간 갖자”
교계, 진흥원 추천 직후부터 유보 전망 확산
추천된 후보 정체성·전문성 검증 부족 이유

불교방송 이사회는 9월13일 제120차 회의를 열어 ‘불교방송 사장 선임의 건’ 다룰 예정이었으나 이사들의 의견에 따라 안건에서 배제했다.
불교방송 이사회는 9월13일 제120차 회의를 열어 ‘불교방송 사장 선임의 건’ 다룰 예정이었으나 이사들의 의견에 따라 안건에서 배제했다.

불교방송 이사회가 불교방송 신임 사장 선임을 보류했다.

불교방송 이사회(이사장 덕문 스님)는 9월13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제120차 회의를 열었다. 이사회는 이날 ‘임원 선임의 건’ ‘불교방송 사장 선임의 건’ ‘2023년 35기 상반기 감사결과 보고의 건’을 상정해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한불교진흥원이 추천한 사장후보를 대상으로 한 ‘불교방송 사장 선임의 건’은 안건에서 배제됐다.

이사회는 안건 상정 과정에서 이사 주경 스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불교방송 사장 선임의 건’을 만장일치로 보류시켰다. 주경 스님은 “종단을 비롯한 불교계의 여론이 신임 사장을 선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며 “‘불교방송 사장 선임의 건’은 이사들이 좀 더 논의해 불교방송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환의 계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안건 상정 보류를 제안했다.

주경 스님은 이어 “좋은 분들을 추천받았지만, 뜻이 맞지 않는데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는 자체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이사회의 뜻을 이해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사 성행 스님도 “이전 불교방송 사장을 선임할 때는 이사들이 사전에 자료를 충분히 숙지하고 상당한 교분과 이해 속에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는데 이번에는 전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이번 불교방송 사장 선임의 건은 조금 더 신중하게 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주경 스님의 제안에 동의했다.

이에 이사장 덕문 스님은 “진흥원이 고심해 추천했지만, 모든 경영의 권한은 사장에게 있고 책임은 이사회에 있으니 반드시 추천된 인물로 결정하기보다 더 고민해 좋은 분이 있는지 찾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내용”이라며 이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진흥원의 노고와 추천된 분들의 명예를 위해 안건으로 상정해 부결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보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사회에 앞서 교계에서는 진흥원 이사회가 지난 8월22일 공문으로 불교방송 사장후보를 추천한 직후부터 불교방송 이사회가 사장 선임을 유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추천된 후보자들의 정체성과 전문성 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특히 이사회 하루 전 조계종 중앙종회가 ‘대한불교진흥원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장일치로 구성하면서 이 같은 교계의 분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진흥원특위 구성을 대표발의한 원명 스님은 제안설명에서 “최근 불교방송 사장 추천권을 가진 진흥원이 사장후보로 비불자를 추천하는 등 비상식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불교방송 이사회의 사장 선임 유보는 예견된 결과라는 분위기다.

조계종 한 중진스님은 “불교방송 사장후보로 추천된 후보 중 한 명은 지난해 1월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의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을 규탄하며 조계사에서 봉행된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눈 먼 돈’을 타내기 위한 불법행위로 폄하하는가 하면, 존경하는 인물로 ‘김수환 추기경 외에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종교적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우려가 크다. 다른 후보는 불교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훌륭한 분들이지만 불자로서의 정체성, 불교방송의 발전이라는 전문성을 고려하면 모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사들의 평가”라고 불교방송 이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스님도 “불교방송 이사회가 안건을 유보한 것은 사실상 후보자들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라며 “현 이선재 사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불교와 불교방송을 위한 용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방송 이사회는 이날 천태종 총무부장 시용 스님을 신임 이사로 선임했으며, 임기만료된 김문석 감사의 재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회의에는 이사장 덕문, 상임이사 현민 스님을 비롯해 주경·수불·월우·성행·향성 스님, 도진·능원·우인 정사, 이선재·이한구·노부호·정주교·박기동·박찬국·엄상호·손준석 이사 등 재적이사 21명 가운데 18명이 참석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97호 / 2023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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