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가 한문 불전 연구의 전통을 잇겠다는 종정 성파 대종사의 원력에 따라 ‘통도사 경학원’을 개원했다.
통도사(주지 현덕 스님)는 10월4일 산내 취운암에서 ‘영축총림 통도사 경학원 개원식’을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영축총림 통도사 수좌 명신, 유나 천진, 주지 현덕, 율주 덕문, 강주 인해, 염불원장 영산 스님 등이 참석했다. ‘통도사 경학원’ 현판은 취운암 입구의 ‘영축총림율원’ 현판 옆 기둥에 내걸렸다.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은 “종정 스님께서 한문 불전을 읽을 수 있는 스님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에 대한 염려가 있으셨고 지난해 영축총림 임회에서 경학원을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아직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대중스님들을 모시고 현판식을 겸한 개원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큰스님의 원력과 대중 스님들의 뜻이 한마음이 되어 앞으로 불전 삼장을 연찬하는 스님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했다.
이날 현덕 스님은 경학원 개원과 함께 경전 연찬에 매진할 스님으로 선행, 지상, 현정 스님을 소개했다. 세 스님 모두 오랜 기간 불전을 연구해 온 강백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선행 스님은 통도사 강원과 율원 졸업 후 제방의 선원에서 정진했으며 백양사, 선운사 강주를 지냈다. 지상 스님은 1986년 통도사에서 출가해 대교과를 졸업하고 법주사와 직지사 강원 중강을 역임했다. 은해사승가대학원 졸업 후 한문 불전 연구의 갈증으로 중국 북경수도사범대학에서 6년간 수학했다. 현정 스님은 통도사 강원 학감을 지냈다.
세 스님을 중심으로 운영될 경학원은 연구발표, 한문 불전 번역 및 연구서 발간 등을 진행한다. 또 승가뿐 아니라 한문불전 연구에 관심과 노력을 이어온 재가불자들에게도 문을 열어 승·재가가 함께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상 스님은 “강원 교육의 변화로 스님들이 한문 불전을 볼 기회가 줄어들고 경전을 보더라도 한글로 번역된 경만 접하다 보니 전통의 경전 공부 방법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걱정하는 큰스님들의 염려가 컸다”며 “원문 한문 불전 공부를 통해 경안이 열리고 지혜가 생기는 수행자들이 늘어난다면 한국불교 발전의 희망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99호 / 2023년 10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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