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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설치·학용품·위생키트 등 전달..조계종, 모로코 구호 활발

  • 교계
  • 입력 2023.10.09 12:23
  • 수정 2023.10.10 05:58
  • 호수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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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8일 임그달 등 3개 군 마을 직접 찾아 구호 활동 전개
총 3700명 수혜…굿월드, 어린이 30명에 매월 장학금 지원 결정

조계종합동구호단이 모로코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모로코 대지진이 일어난 지 한 달이 흘렀으나 아직 피해복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산간지역에 위치한 일부 마을들은 ‘적은 수의 가구가 거주한다’ ‘물품이 전달되기 어렵다’ ‘도로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에 조계종 합동구호단은 부처님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소외된 이들 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불자들의 십시일반으로 마련된 구호물품을 전달하며 일상으로의 조속한 복귀를 기원했다. 

조계종 합동구호단은 모로코에 도착한 지 이틀째인 10월7일(현지시간) 오전 8시 구호물품을 싣고 마을로 향했다. 목적지인 Smghost(스모고스트) 마을은 47가구 3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된 수입원으로는 아몬드 및 호두 재배, 염소 및 양 등의 목축업이다. 숙소로부터 3시간을 꼬박 달려 도착한 마을에는 합동구호단이 도착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일찍부터 마중나와 있었다. 

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과 구호단원들은 마을의 자세한 피해상황을 두 눈으로 살펴보기 위해 마을 곳곳을 살폈다. 건물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으나 내부에는 곳곳에 금이 가 위태해보였다. 모로코 정부는 건물 외관이 다른 피해지역에 비해 비교적 양호하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구호물품만을 지원한 상황이다. 

 지역을 살펴본 합동구호단은 준비한 물품 배분에 나섰다. 마을주민들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텐트 30개, 어린이들을 위한 학용품 48개, 여성들의 존엄성을 위한 위생키트 50개, 재건을 위한 공구세트 등 다양한 물품들을 전달했다. 물품을 전달받은 주민들은 얼굴에 웃음을 띠며 연신 ‘슈크란’(감사하다는 뜻의 모로코어)를 말했다. 

물품 배분 후에는 텐트를 설치했다. 모로코 전통방식으로 서사하라사막에서 제작된 텐트는 정부 지원 텐트와 달리 두껍고 여러 겹이어서 추위를 막는데 탁월하다. 이제 곧 겨울을 마주할 산간지역 마을주민들에게는 필수물품으로 손꼽힌다. 구호단원들은 텐트를 설치할 땅을 고르고 중심대를 세운 뒤, 고정을 위한 지주핀을 망치로 박고 노끈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시키는 등 뜨거운 태양과 흩날리는 먼지 속에서도 부처님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이 모습을 본 마을 청년들도 자원해 텐트 설치에 힘을 보탰다. 

이날 마을주민들은 직접 차를 준비해 묘장 스님과 구호단원들에게 건넸으며 감자와 양고기, 각종 야채를 양념해 쪄낸 모로코 전통음식 ‘타진’을 빵과 함께 대접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자신들을 위해 고생한 합동구호단에게 건네는 그들의 성의였다. 

10월8일(현지시간)에는 진원지 인근의 Ighil(이그힐)군과 Talat N'Yaaqoub(탈랏 냐코브)군의 4개 마을을 방문해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전날 임그달 지역과는 달리 완파된 건물이 대다수였다. 금이 가 있는 건물에는 안전을 위해 들어갈 수 없도록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으며 주민들은 건물에서 인근의 개울가, 도로가 등으로 거주지역을 옮겨 비닐과 천조각으로 만들어진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구호단은 텐트를 비롯한 구호물품을 건넸고, 청년들은 재빠르게 공구와 노끈을 집어들고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어린아이와 여성들은 기존에 생활하던 움막에서 짐을 챙기며 텐트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업무협약 이후 본대가 구호활동을 진행한 10월 7~8일 이틀간 전달된 물품은 임시거주용 텐트 150동, 학용품을 포함한 책가방 500개, 위생키트 500세트였으며 총 3700명이 수혜를 입었다. 

임그달군 Smghost(스모고스트)마을 주민 모하메드 씨는 “정부의 지원이 미흡해 매트리스, 담요, 약 등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물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계종의 지원은 큰 힘이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른 주민들도 조계종 합동구호단의 지원에 “많은 가축들이 죽는 등 삶을 지속하기가 어렵게 되었으나 조계종의 지원에 삶을 이어나갈 용기를 얻었다”고 감사했다. 탈랏 냐코브 군 이마완 마을 주민 요사프 씨도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도움을 손길을 내밀어 준 조계종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지 파트너인 HAF 직원 이사이드 메리아 씨는 “HAF는 임그달 지역을 위해 농업교육사업 등을 비롯한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계종과 마음을 모아준 한국분들에게 무척이나 고맙다”고 말했다. 

지역 청년들과 함께 땅을 고르고 텐트를 설치한 묘장 스님은 “피해지역을 두 눈으로 보니 더욱 참담했다. 일부 건물들은 멀쩡해보였으나 내부에는 금이 가 있는 등 안전이 우려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생활하기 어렵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부처님 가피속에서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굿월드는 피해지역 아동 30명을 선정, 매월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700호 / 2023년 10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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