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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는 천성산 고산 습지 훼손하는 해맞이 공원 계획 철회하라”

  • 교계
  • 입력 2023.10.12 11:27
  • 수정 2023.10.13 23:01
  • 호수 1700
  • 댓글 1

양산 내원사, 10월10일, 천성산 정상서 기자회견
양산시, 해맞이 관광자원사사업 계획 시유지로 변경
“기후위기 시대 습지 파괴 웬 말…생태 보존이 우선”

“기후재난의 시대에 습지보전지역을 파괴하는 해맞이 관광사업이 웬 말인가. 천성산의 습지는 천성산의 물 저장창고다. 절대 훼손하지 말라!”

최근 양산시가 천성산 정상을 해맞이 명소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양산 내원사는 적극적인 반대를 표명하며 개발 논리를 앞세운 양산시를 정면 비판했다.

내원사(주지 지도 스님)는 10월10일 천성산 제1봉인 원효봉 정상에서 ‘경남 양산시의 천성산 해맞이 관광자원화사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내원사 주지 지도 스님은 “양산시는 천성산 제1봉인 원효봉 일대의 소유자인 내원사와 일체 협의도 없이 정상 부근 시유지에 해맞이 공원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당초 계획은 내원사 소유지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었으나 내원사에서 반대하자 이번에는 시유지로 위치만 옮겼을 뿐 천성산 정상 부근을 개발한다는 사업 목적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님은 “새해 초 해맞이 행사를 하기 위해 도로포장과 공원 사업 계획은 급격히 추진하면서도 정작 천성산 습지 보존을 위한 대책은 어떤 것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환경 보존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내원사와 양산시민들의 요청을 무시하고 개발 이익에만 급급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양산시는 천성산 정상을 해맞이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지난 3월 천성산을 해맞이 명소로 개발하기 위한 준비로 경상권 해맞이 명소를 답사하는 등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6월에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진다는 일몰 명소 포르투갈 신트라시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해를 매개로 한 관광 자원화를 기대했다. 특히 9월 초 천성산 정상 부근 시유지에 일출 조망대 조성과 함께 5억 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올해 말까지 2개월 만에 도로 정비, 천성대 건립, 일출 코스 개발 등을 진행해 2024년 해맞이 행사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양산시청의 천성산 해맞이 공원 개념도. 자료출처 양산시청 홈페이지.
양산시청의 천성산 해맞이 공원 개념도. 자료출처 양산시청 홈페이지.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산철 결제 중인 대중 스님 10여 명도 함께 천성산에 올라 “개발 계획 철회”를 요청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내원사 대중 스님들은 매년 단오 때마다 천성산에서 산재를 봉행하며 생명 평화와 자연 보전을 발원해 왔다.

내원사는 매년 단오 때마다 산재를 봉행하며 생명 평화와 생태 보전을 발원해 왔다. 내원사의 천성산 산재 모습. 법보신문 자료사진.
내원사는 매년 단오 때마다 산재를 봉행하며 생명 평화와 생태 보전을 발원해 왔다. 내원사의 천성산 산재 모습. 법보신문 자료사진.

이 자리에는 박철문 양산녹색환경연합 회장도 참석해 해맞이 공원 계획보다 습지 복구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금도 산악자전거와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산행으로 습지의 훼손 구역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며 “한번 파괴된 습지는 복원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많은 인파를 산으로 끌어들이는 해맞이 공원계획보다 습지 보존 계획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내원사에 따르면, 양산시는 지난 2014년부터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 개발계획을 지속적으로 제안했으나 정상 일대 소유자인 내원사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최근 다시 추진된 해맞이 공원계획 역시 내원사의 반대는 변함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원사 소유지가 아닌 인근 시유지에 해맞이 공원 계획을 수립, 급속도로 사업 계획을 승인해 공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내원사는 9월21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천성산 정상 해맞이 관광자원화 사업철회 요청’을 결의, 결의서와 함께 반대 의견을 담은 공문을 양산시청 문화관광과에 전달했다.

내원사는 결의서에서 “천성산 정상 일대는 내원사의 사유지로 천성산 전체 수원의 근원이 되는 중요한 곳이며 화엄늪은 지난 2002년 2월1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왔다”며 “양산시가 몇 번이나 개발을 계획하였지만 천성산 자연환경과 산지 습지 보호를 위해 무산됐다. 내원사에서 반대했음에도 끊임없이 개발계획을 시도하는 시 관계자들께 유감을 표하며 천성산 정상 해맞이 관광자원화 사업을 분명히 철회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원사의 사업 철회 요청에 대해 양산시는 “천성산 해맞이 관광자원화 사업과 관련하여 내원사 소유 토지에는 시설물 설치 계획이 없다”며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700호 / 2023년 10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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