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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명상수행과 선병(禪病) - 중

명상 부작용, 최고 해결법은 계속 수행하는 것

지의 대사 명상 후유증 치유법은 몸·마음 걸쳐 여러 방안 제시
호흡을 고르게 하고 질병의 공함을 직접 관조하는 방법도 있어
중국과 인도 의학 체계를 이용한 구체적인 치유법들도 알려줘 

명상의 병통은 외부에 의존보다 다시 명상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명상의 병통은 외부에 의존보다 다시 명상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앞에서 소개된 텍스트 가운데 ‘치선병비요법’과 지의 대사의 ‘명상 메뉴얼’은 명상수행의 후유증을 다스리는 치료법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는 특히 두 번째 텍스트에 나오는 치료 방법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지의 대사의 처방에 따르면 명상의 부작용을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명상법을 수정하고 나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수행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의 일, 음식, 마실 것 등이 만든 신체적 조건들에 의해 야기된 질병 및 수행과 관련된 쟁점들로부터 일어나는 질병들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후자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의는 외부의 전문가에게 문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명상이 규율되지 않은 채 병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다시 명상 상태로 더 많이 앉아있을 것을 요구한다.” 그는 명상에서 비롯된 병통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현대 명상 수행의 부작용과 어떻게 연결 지어 해석할 것인지는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들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1. 지(止)의 사용- 우리는 몸의 특정 부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수많은 치료 명상들을 알고 있다.

2. 여섯 가지 호흡(六氣)의 사용- 중세 중국의 불교와 도교 및 의학 텍스트들에서 잘 알려진 수행법이며, 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섯 가지 음절, 즉 ‘취, 후, 히, 헤, 후, 시’를 내뱉으면서 날숨을 내쉬는 것이다.

3. 숨소리 세기- 명상 부작용의 증세를 가라앉히기 위한 수많은 구체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로 호흡을 고르게 조절하는 것이다. 열두 가지 유형의 인도 프라나야마(prāṇāyāma) 호흡법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4. 전통적인 개념으로 치유하기(假想)- 부정적 이미지의 상상을 포함하고 있지만, ‘기와 호흡’을 사용하는 치료법과는 다른 테크닉을 사용한다. 

5. 마음의 관조로 치유하기- 질병의 공함을 직접 관조하는 방법이다.

6. 주술적 테크닉(方術)- 숨 참기나 그 외 다른 수행법을 동반하는 주문(呪文)을 말한다.

이에 덧붙여 지의 대사는 명상 수행자가 원하지 않은 증세를 예방하기 위한 마음 집중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더 소개하고 있다.

a. 주의(attention)를 배꼽 위에 고정하기. 이런 방법은 특히 고통, 몸이 늘어났다는 느낌, 가려움, 오한 및 열과 같은 감각들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이다.

“네 마음을 배꼽에 이어지도록 한 다음 이를 마치 커다란 콩이라고 생각해봐라. 가사 옷을 느슨하게 풀어헤치고 배꼽이 어떻게 정렬되는지 분명하게 파악하라. 그리고 네 눈을 닫고 입과 치아를 가지런히 하며, 혀를 입천장 쪽으로 들어 올려서 호흡을 조절하고 가라앉혀라. 만일 네 마음이 흔들리고 밖의 사물들로 갈팡질팡한다면, 그것을 억누르고 난 뒤 되돌려보내라. 네 생각이 알아차릴 수 없게 된다면,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배꼽이 마음 집중을 다시 얻었는지를 살펴라.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그것이 어떻게 정렬되는지를 파악하고 나서 이전처럼 다시 반복하라.”

b. 주의를 단전(dantian)에 고정하기. 지의는 배꼽과 치골 사이에 있는 우리 몸의 이 부분을 뭉뚱그려서 모든 질병을 흡수할 수 있는 ‘기의 바다’라고 서술한다. 마음을 이 지점에 맞추고 호흡을 가라앉히면, 어떤 질병도 치유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지의는 어떤 선사가 이 수행법은 다음과 같은 증세에 도움이 된다고 가르친 것을 인용한다. “과도한 상기(上氣); 가슴 속의 울혈; 양쪽 옆구리 통증; 등뼈와 등의 압박감; 양쪽 어깨의 통증; 가슴속의 성가신 열기; 식욕의 상실을 가져오는 귀찮은 통증; 가슴의 팽창; 아랫배의 냉기; 상체의 열과 하체의 냉기; 음(陰)과 양(陽)의 부조화; 그리고 기침” 등.

c. 단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간단하게 엄지발가락 위의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d. 위에서 나온 방법으로 연습할 때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마음을 앉아있는 지점 바로 아래 10피트 깊이에 갈라진 틈을 상상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할 것이다. 이것은 고요한 방에서 행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낳는다.

e. 발에 주의를 고정하기. 텍스트는 우리의 마음과 감각 능력들이 몸의 윗부분(상체)과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이는 너무 많은 물이 모이게 해서 다리와 발의 만성적인 붓기와 같은 갖가지 질병들을 유발한다. 주의가 몸의 아래 영역(하체)으로 내려오면, 이는 불을 상체로부터 하체로 내려오게 할 것이며, 적절한 소화를 장려하고 내장 기관들의 균형을 바로잡도록 할 것이다. 

f. 주의를 후유증 증세들이 두드러진 부분에 고정하기. 이런 것을 3일 동안 수행하면 그와 같은 증세의 소멸을 가져올 것이다. 이는 몸에 대해 규율적인 기능을 갖는 주의가 사물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바로 그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두 가지 테크닉이 더 제시되고 있다. 곧 내장 기관들을 오행(五行)의 생성과 반작용 주기에 맞춰 규율하도록, 주의의 초점을 그 내장 기관들에 맞추는 것과 둘째, 지수화풍의 사대를 통해 파악된 질병들을 치유하기 위해, 주의를 네 가지 서로 다른 방법들에 맞추는 것을 포함한다. 다시 중국과 인도 의학 체계의 지식을 가진 독자들은 위의 단락들이 구체적 정보를 많이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허남결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hnk@dongguk.edu  

[1701호 / 2023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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