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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책 찾기보다 원력 세워 실천하라

  • 기고
  • 입력 2023.10.23 17:07
  • 호수 1701
  • 댓글 5

특별 기고 - 군포교 활성화 방법은

쇠락 낭떠러지 구르는 군포교
시대 바뀌며 종교 잊혀져 걱정
포교  어려운 이유는 수십가지
종원스님 말씀처럼 그저 할 뿐

군포교가 난관에 부딪혀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군불교는 국방의 의무를 위해 집 떠난 젊은 장병들이 마음을 위로하고 부처님 법에 의지하여 평안을 찾아주는 안식처 역할을 다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3년간 포교활동이 중단돼 많은 법당이 폐쇄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현재는 재개되었지만 폭망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군포교는 쇠락의 낭떠러지를 굴러 내려가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첫째는 고루한 포교방식이다. 군법당의 예불은 일반 사찰의 예불형식과 다르지 않다. 전혀 처음보는 생소함이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배척되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하는 그런 형식주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장병은 거의 없다.

두 번째는 군법당을 찾아가는 포교사들의 노령화이다. 대부분 60세 이상이다 보니 20대 장병들과는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포교사의 법문이 장병들에게 알맞은 법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현재 장병들의 급여수준이다. 현재의 포교사들이 군복무 당시에는 사병 급여가 7000~8000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70~80만원이다. 예전에는 초코파이 하나만 주어도 주말 법당이 환영받았지만, 지금 70~80만원 월급쟁이 장병들에게는 치킨과 피자도 얼마든지 다 사먹고도 남는 월급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장병들도 주말에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기에 휴대폰으로 친구, 부모, 애인과의 통화나 게임에 몰두하다 보니 법당에 올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다섯 번째는 최근 군영생활이 예전같이 힘든 것이 아니고 자유롭다보니 주말에는 전우들과 당구, 탁구, 축구, 야구 등 많은 스포츠 경기가 가능하고 심지어 부대 내 노래방까지 있다 보니 종교 활동이 잊히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요즘은 종교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제일 큰 원인일 것이다. 그런 중에도 얼마 전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조계종 군종특별교구 부교구장이신 종원 스님의 ‘군불교, 포교의 황금어장’이라는 법문이 있었다. 군포교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던 나는 한 달 전부터 일정을 바꿔놓고 법문을 고대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 눈에 환히 보이는데도 나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노하우나 능력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종원 스님이 등장했다. 스님은 인근의 대각사 주지를 겸하고 있어서 대각사 신도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스님이 입장하자 환호성이 대통령 입장하는 줄 알았다. 법상에 오른 스님은 대각사 소개, 용성 스님 소개 후 스님의 군법사 시설 군포교의 경험을 말씀하셨다. 군법사 시절 군포교와 관련한 법문은 이러하다.

“군부대 안에는 군법당뿐 아니라 성당과 교회도 있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군법사로 부임해 보니 법당에 오는 장병은 10명 내외이고 초코파이 하나씩 사 줄 돈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근 교회나 성당은 장병수가 100명도 넘고 먹을거리도 피자나 치킨으로 보급하며 선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년 후에는 나도 저렇게 많은 장병들이 오도록 하리라’ 발원을 하고 열심히 포교하니 1년 후에는 법당에 500명의 장병이 왔습니다.” 

그러자 대각사에서 온 신도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그런데 나는 당혹스러웠다. ‘저것이 과연 군포교의 비결인가?’ 실망스러운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스님이 퇴장하고 나는 혼자서 쓸쓸히 대웅전을 나와 8각9층 석탑 앞에 섰다. ‘내가 무엇을 바라고 여기 온 것인가? 특별한 비결을 배우고자 왔던가? 그런 비결이 있을까?’ 그때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다. 포교의 지름길, 절대 비결이 어디 있겠는가?’ 종원 스님 말씀이 전부다. 그저 발원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되는 것이다.

나는 포교의 대원칙이며 절대비결을 안 것이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지 그 외 다른 비술은 없는 것이다. 감사한 법문이고 고마운 저녁이다. 마음에 새기고 잊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쓴다.

[1701호 / 2023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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