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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종식·삼계 평화" 발원 담은 종소리 금강산에 메아리치다

  • 교계
  • 입력 2023.10.29 13:53
  • 수정 2023.10.31 09:23
  • 호수 1703
  • 댓글 0

고성 화암사, 10월29일 ‘평화대범종’ 불사 회향법회 봉행
무게 3톤·높이 2m…지혜 스님 "의미 알고 종 울리라" 당부

“삼악도 모든 중생이 부처님 가피로 평화롭길 발원합시다. 불, 법, 승!”

“대앵…대앵…”

오색 단풍으로 곱게 단장한 금강산 신선봉 위로 전쟁 종식과 만물의 평화를 기원하는 깊고 은은한 종소리가 메아리쳤다. 대중들은 계곡을 따라 흘러가는 종소리가 지옥 중생을 넘어 북한 주민들에게 부처님의 자비로운 법음으로 전해지길 두 손 모아 발원했다.

재료는 청동이며 무게는 1000관(3750kg), 높이 7자(2121mm)에 달한다. 구경 5자(1515mm), 용두높이 1자 반(454mm)로 오랜 세월 화암사 도량을 울리도록 기존 범종보다 크고 두껍게 제작됐다.
재료는 청동이며 무게는 1000관(3750kg), 높이 7자(2121mm)에 달한다. 구경 5자(1515mm), 용두높이 1자 반(454mm)로 오랜 세월 화암사 도량을 울리도록 기존 범종보다 크고 두껍게 제작됐다.

천년고찰 고성 화암사(주지 대현 스님)가 새롭게 조성한 ‘평화대범종’이 10월29일 힘차게 울렸다. 화암사는 수백년 동안 도량에서 역할을 다하던 범종이 노후화됨에 따라 지난해 불사에 돌입, 1년여 만에 가림막을 벗었다. 재료는 청동이며 무게는 1000관(3750kg), 높이 7자(2121mm)에 달한다. 구경 5자(1515mm), 용두높이 1자 반(454mm)으로 오랜 세월 화암사 도량에 울리도록 기존 범종보다 크고 두껍게 제작됐다. 사찰이 위치한 지리적 특성에 따라 남북 평화와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사부대중의 발원을 담아 ‘평화대범종’ 명칭을 붙였다.

법회에는 설악문도회 문장 일원 스님과 진전사 주지 득우, 건봉사 포교당 주지 현담 스님을 비롯해 지승섭 고성군 부군수, 김일용 고성군의회 의장, 이지영 강원도의회 의원, 김진·용광열·함형진 고성군의회 의원 등 인사들이 참석해 불사 회향을 축하했다.

신흥사 주지 지혜 스님의 법문을 대독하는 진전사 주지 득우 스님.
신흥사 주지 지혜 스님의 법문을 대독하는 진전사 주지 득우 스님.

회향식은 오전 11시 아리아리예술단, 신흥사·낙산사 연합합창단의 아름다운 화음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화암사 주지 대현 스님은 “대중들의 굳센 원력으로 평화를 향한 범종불사를 여법하게 회향하게 됐다”며 “모두의 가정과 앞날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발원한다. 법회 후 여러분 한 분씩 직접 범종을 울리며 평화를 향한 발걸음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신흥사 주지 지혜 스님은 진전사 주지 득우 스님이 대독한 법어를 통해 “원차종성변법계 철위유암실개명 삼도이고파도산 일체중생성정각(願此鐘聲遍法界/ 鐵圍幽暗悉皆明/ 三途離苦破刀山/ 一切衆生成正覺, 원컨대 이 종소리가 법계의 끝까지 퍼져서/ 철벽으로 둘러싼 지옥의 어두움을 모두 밝히고/ 삼악도의 고통을 벗어나며 칼산지옥을 무너뜨리고/ 모든 중생이 깨달음을 이루게 하소서)” 게송을 전하면서 “범종소리에는 이런 깊은 의미가 있지만, 모르고 들어도 아름답다. 그러나 불자라면 그저 듣기 좋은 소리로 여기기보다 담겨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범종을 울리는 것은 지옥 중생과 귀신, 아귀, 축생계까지 삼악도 모든 고통을 없애겠다는 원대한 발원”이라며 “그러나 정작 종을 울리는 사부대중이 이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다면 범종소리는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훌륭한 종을 조성하는 데 힘을 모았다면, 이제부터는 종소리 하나하나에 담긴 부처님 가르침이 구석구석에 전해질 수 있도록 보살행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법문에 앞서 지승섭 고성군 부군수와 김일용 고성군의회 의장 등 내빈 축사가 이어졌다. 특히 지승섭 부군수는 “불사가 무사 회향하기까지 함께한 모든 분에게 부처님의 가피를 배우고 실천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을 것”이라며 “화암사가 한국불교를 선도하는 전통사찰로 거듭나기에 앞서 세계 평화에 대해 논의하는 명소가 되길 발원한다. 고성군이 전통사찰, 문화재 보존에 앞장서며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회향법회는 참석한 사부대중 300여명이 번갈아 타종하며 마무리됐다.

한편 화암사는 금강산 남쪽 제1봉 신선봉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이다. 신라 해공왕 5년(769) 진표율사가 창건한 이후 수차례 중건, 중수를 거듭해 현재에 이르렀다. 이날 평화대범종 불사 회향을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와 전쟁 종식을 향한 불교계의 목소리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고성=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703호 / 2023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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