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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태(성주·63) 절 수행 - 하

기자명 법보

절 수행하며 몸 건강 되찾고
욱하는 마음 남 위한 기도로
폭풍우 지나간 숲처럼 평온
불제자로서 열심 살아갈 것

지금껏 절 수행 등을 해오면서 겪은 가피는 매우 많다.

우선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다. 나는  종합병원 수준이었다. 비록 오진으로 판명났지만 간암을 두 번 진단받을 정도로 간장 질환이 심했다. 얼굴은 온통 기미와 흑색의 낯빛으로 간장 질환의 징후를 강하게 표출했다. 끊임없는 치주 질환, 가족력이 있는 위장 장애, 악성 폐렴으로 병원에서 포기하고 있다가 겨우 회생한 과거, 폐결핵 3기 까지 갔던 병력, 매일 지사제 복용, 항문 가려움, 심한 허리 통증, 숯덩이 같은 발톱, 고질적인 이명 현상, 고혈압 등 셀 수 없는 육체의 질병이 있었다. 절 수행을 시작한 후 이러한 질병 증상들은 깨끗이 사라졌다. 

둘째로, 참을 수 없는 분노의 극복이다. 과거엔 도무지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일어나는 분노, 자살 충동도 숱하게 경험했다. 누가 나의 단점을 조금만 말해도 강하게 응징하는 생각을 하루종일 했다. 지금은 나를 욕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를 위한 기도를 한다. 이렇게까지 사람이 바뀌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 모두가 부처님의 가피이다. 

셋째로, 절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리의 통증이 가끔씩 생길 때마다 불보살을 찾으면 통증 부근에서 아주 차가운 물이 세게 흐르곤 하는 현상이다. 마치 누가 물총으로 그 부위를 쏘는 것 같다. 그러면 그 부위가 시원해지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경험을 종종 했다. 찜통 속 같은 야외천막에서 절 할 때, 문득 뒷목덜미를 차가운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뒤에는 벽만 있을 뿐이고 천막 문은 닫혔는데도 말이다. 불보살님이 입으로 “훅” 불어주는 건 아닐까 싶다. “부처님 감사합니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들도 불교를 받아들였다. 심하게 배타적이었던 아들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매일 사경하고 있다. 아들이 “이거 몇 번 하니 외워지던데요”라고 한다. 내가 절 수행하고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교회를 다녔던 어머니도 요즘은 내가 권한 ‘지장경’을 열심히 읽으신다. 역시, “부처님 감사합니다.”

매일 아침 절 수행과 회향 절차가 종료되면 수많은 영가를 위한 기도를 먼저 한다. 큰아들부터 조상들까지 나열한 뒤 점차 이웃에서 타계하신 분들, 사회를 위하여, 국가를 위하여 산화한 분들 그리고 언론 기사에 난 사고자들까지 기도 장부에 기재된 영가들을 위해 극락왕생 축원 기도를 올렸다.

이어서 축원을 부탁한 분들을 위한 기도를 한다. 누구의 아들, 딸, 부모, 친지의 취업, 가게 번창, 결혼, 건강 등 종류별로 나열하면서 축원하고 말미에는 역시 언론 기사에 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들을 위한 축원 기도를 덧붙인다. 지금은 정년퇴임했지만, 과거 직장 생활을 할 때, 교도소 및 구치소의 재소자들을 위한 기도 역시 부지기수였는데 나의 책임 관할 하에서 불미스러운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부 기도로 험난한 파고들을 모두 막아냈다. 휘하의 직원들도 공감했던 부분이다. 

대한민국 교정기관에서 가장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보안과에서 수년 동안 한 번도 문책 당할 사고가 없었으니 교정계 역사상, 아마도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교정기관 간부 중에서 보안과장이 가장 힘들고 책임을 많이 지는 자리인데, 서로가 기피하는 그 직책을 나는 세 번이나 했다. 5급 때 두번, 4급 때 한번 했는데 두려움은 애초에 없었다. 왜냐하면 내겐 든든한 부처님 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서로 간 난투극으로 심한 부상을 입은 수용자가 3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할 것이라는 대학병원의 진단이 있었다. “내가 기도로 살려보겠다”고 공언한 뒤 보름 후에 완치해 퇴원한 일, 운동 중 부상을 당하여 식물인간이 될 것이라는 어느 수용자 역시 기도로 나흘 만에 깨어난 일 등이 있으나 교정기관의 비밀 엄수 의무 등으로 상세하게 내역을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이젠 폭풍우가 한바탕 쓸고간 숲속처럼 화평하기 그지없는 상태가 됐다. 이건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것 같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발전된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부처님의 제자로서 열심히 살아가겠다.

[1703호 / 2023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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