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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진실을 전달하는가 왜곡하는가”

  • 교학
  • 입력 2023.11.18 20:14
  • 수정 2023.11.21 01:12
  • 호수 1706
  • 댓글 0

밝은사람들연구소, 11월18일 학술연찬회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장서
언어 본질…대상 지시·상징 현상적 역할
궁극적 진실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밝은사람들연구소(소장 박찬욱)는 11월18일 오전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언어, 진실을 전달하는가 왜곡하는가’를 주제로 학술연찬회를 개최했다.

언어는 진실을 전달할까, 아니면 왜곡할까. 어떤 대상을 지시하고 상징하는 언어가 진실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유용한 도구인지, 아니면 오히려 진실을 왜곡하는 도구인지 고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밝은사람들연구소(소장 박찬욱)는 11월18일 오전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언어, 진실을 전달하는가 왜곡하는가’를 주제로 학술연찬회를 개최했다. 언어의 본질은 대상을 지시하거나 상징할 뿐, 대상 그 자체는 아니라는 관점에서 언어적 집착을 여의는 계기를 마련하는 취지에서다.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가 밝은사람들연구소 제22회 학술연찬회에서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가 밝은사람들연구소 제22회 학술연찬회에서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이번 학술연찬회는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를 좌장으로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뿐 아니라 서양철학, 심리학 등 각계 전문가의 발표를 통해 언어에 대해 고찰했다.

이번 학술연찬회에서 한상희 경북대 교수는 논문 ‘언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발표해 초기불교의 언어관을 살폈다. 한 교수는 “석가모니 부처는 언어를 조건 즉, 합의나 관습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산물로 간주하고 깨달음으로 가는 도구로 활용했다”며 “언어가 진실을 가리는 면이 있지만 궁극적 진실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성철 금강대 교수는 ‘은유로 나타나는 세계’를 주제로 대승불교의 언어관을 논했다. 김 교수는 “유식에서 일체의 언어적 표현을 은유라고 칭하는 것은 아뢰야식 내 함장된 명언종자의 현현이며 언어가 그 자체로 존재하는 실유(實有)가 아닌 가유(假有)”라며 “언어적 분별은 가유를 형성함으로써 실재를 은폐하는 성격을 갖지만 가유의 실상을 여실지견하기 위해서 언어를 통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방룡 충남대 교수는 논문 ‘불립문자와 불리문자의 이중주’를 통해 선불교 분야의 언어관을 살폈다. 김 교수는 “선종은 처음부터 ‘교외별전, 불립문자’를 내세우며 언어적 차원을 넘어선 ‘이심전심’에 의한 본성의 깨달음을 강조했지만 북송에 이르면서 선사들의 어록이 등장해 ‘문자선’이 유행했다”며 “언어적 사량분별로 치우치게 됨을 경계하고자 대혜종고가 간화선 수행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혜의 간화선이 문자선의 ‘불리문자’에서 다시 선종 본래의 ‘불립문자’로 재전환 시켰다는 의미에서 선불교는 불립문자와 불리문자의 이중수”라고 강조했다.

박찬국 서울대 교수는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을 주제로 발표해 서양철학의 언어관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서양 고대부터 현대까지 언어관을 총정리했다. 권석만 서울대 명예교수도 논문 ‘말과 마음의 관계-언어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중심으로’를 발표해 심리학 분야에서 언어관을 설명했다. 권 교수는 “언어를 사용하되 언어의 속박에 걸려들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 함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이날 학술연찬회에 앞서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은 “인류가 다른 생명체들과 차별되는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매우 발단된 언어 사용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어에 집착해 고통받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이번 연찬회가 언어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돼 참석한 분들의 이고득락에 도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밝은사람들연구소는 이날 진행한 학술연찬회 발표 내용을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제목은 ‘언어, 진실을 전달하는가 왜곡하는가’. 2만3000원. 문의 happybosal@hanmail.net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

[1706호 / 2023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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