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인 사경장이 최근 전승취약종목으로 분류됐다. 불경(佛經)을 쓰는 사경(寫經) 기술을 가진 장인인 ‘사경장’이 올해 전승취약종목으로 선정된 만큼 전승에 있어 지원과 관심이 절실해 보인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가무형문화재 가운데 전통기술 20개 종목, 전통 공연·예술 5개 종목 등 총 25개 종목이 전승취약종목으로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전승 환경, 인적 기반, 자립도, 활성화 노력 등을 기준으로 3년마다 전승취약종목을 분류하고 있다.
2020년 7월20일 전승자로 인정된 김경호 사경장은 전승교육 환경과 인적 기반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전승 이수자 교육은 개인 운영의 작은 공방에서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을 완벽히 갖춘 공간이 아닌 곳에서 서울, 경기, 전북, 경남 등 전국 각지에서 온 13명의 교육생이 함께 주 1회 교육한다”며 “저조한 홍보로 젊은 세대들이 사경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50대 이하의 교육생이 없다. 교육생의 고령화도 전승에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어려움을 겪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를 위해 문화재청은 취약종목으로 선정해 전승 활동을 위한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전승 활동에 필요한 재료비와 전시·공연 행사비 등 연간 최대 471만6천원까지 지급하며, 전승교육사에게도 같은 목적으로 약 313만원까지 지원한다.
‘사경장’이 전승취약종목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김 사경장은 “문화재청의 추가적 지원으로 전승에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경을 홍보하기 위해 초대전에 참석하고 전시를 여는 데 있어 문화재청의 경제적 지원은 큰 도움”이라며 “전승 활동비 지원을 계기로 사경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저변 확대에도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경(寫經)’은 고려 시대 불교가 성행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특히, 충렬왕 대에 중국에 수백 명의 사경승(寫經僧)을 파견하는 등 대외적으로 고려 사경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 조선 시대에는 숭유억불(崇儒抑佛)의 기조가 유지되면서 쇠퇴하였으나,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서 명맥이 유지됐다. 통일신라 시대 때(745~755년)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이다.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
[1708호 / 2023년 12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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