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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응한 구체적 실천이 절실하다

지구 온난화가 임계점에 도달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던 2도의 벽이 허물어졌다 한다. 유엔 환경계획은 현재 각국이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한다 해도 세기말까지 지구의 온도가 2.9도 오를 가능성이 66%나 된다고 예상하였다. 문제는 각국이 이 감축목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20개국 중 탄소중립 목표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는 국가가 하나도 없다 한다. 이대로 나가면 걷잡을 수 없는 기후재앙으로 온 인류가 존망의 위기에 처할 것이 너무도 분명한 사실로 되고 있다.

이번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전후도 주목하게 되는, 참으로 알고 싶지 않아도 알아야 할 진실들이다. 그러한 진실을 눈앞에 보면서도 세계 각국의 대응은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입장이 다르기에 일사불란한 대응이 어렵다. 참으로 암담한 미래를 예상하게 하는 난국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한국의 위상(?)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지난해 탄소 배출량 10위로 연속 2년째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성과도 ‘매우 저조’한 그룹에 들어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세계적 위상과 대비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급격한 성장 과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런 변명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 불자들이야말로 그런 상황을 벗어던지고 우리 한국이 환경문제에 가장 앞장을 서는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마땅하다.

왜 그러한가? 우리 불교야말로 그러한 문제에 가장 훌륭한 답을 지닌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 소중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실현하지 못한다는 것이야말로 불자로서 가장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원론적인 선언 정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부처님 가르침에 의거한 구체적인 실천 강령을 제시하고, 우리 불자들의 삶을, 나아가 모든 사람들의 삶의 유형을 바꿔나가는 움직임을 펼쳐야 한다. 온난화를 개선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살펴보라. 교통수단 개선, 친환경 소비와 재활용, 식생활 개선 등의 항목은 우리 불자들이 바로 개선에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생명 존중을 근본으로 하는 불교의 정신에서 곧바로 실천 강령이 나올 수도 있다. 과소비는 다른 생명의 몫을 도둑질하는 것이며, 그것은 자기 몫을 뺏긴 중생의 죽음으로 이어지기에 바로 살생으로 연결된다. 

기본적인 계율인 오계 실천의 구체적인 강령을 정하면 바로 앞에 말한 항목들에 대응하는 실천이 나올 수 있다. 신앙에 의거한 실천, 참다운 생명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으로 큰 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개인적인 실천에서 종교 공동체의 움직임으로 확장되면 더더욱 큰 힘을 낼 수도 있다.

재생에너지의 상용화, 산업구조 개선 등의 영역에 대해서는 불교적인 시각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관심과 움직임을 일으켜내는 활동을 벌여야 한다. 정치권에 계속 이런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을 수립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그러한 활동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꼭 어떤 특정한 정책을 강요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정치권의 이 문제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며, 불자들의 올바른 정치의식이 이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작용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욕망의 충족을 가치로 삼는 자본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하는 한 환경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있을 수 없다. 부처님이 제시한 참 생명이 사는 세상, 그 참 생명이 이루어나가는 불국토의 이상을 지금의 현실 속에서 펼쳐나가는 불퇴전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결코 관념의 영역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개인을 넘어 범 불교적인 차원으로 확대되는 움직임이 필요한 일이다.

성태용 스님 tysung@hanmail.net

[1707호 / 2023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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