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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생각이 풍요를 부른다

  • 불서
  • 입력 2023.12.05 17:43
  • 호수 1707
  • 댓글 0

부자수업
법상 지음/마음의 숲/364쪽/2만원

불교는 부(富)와 담을 쌓은 종교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무소유(無所有)는 불교의 상징이 됐다. 부처님 가르침은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고 한다. 응병여약(應病與藥)이라고 도 하는데 사람의 수준과 처지에 따라 설법을 하는 것을 말한다. 수행자에게는 수행자의 가르침이, 가난한 사람에게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르침이, 부자에게는 부자에게 필요한 가르침이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팔만사천법문인 이유다. 

경전에는 부처님과 한 시대를 같이 살았던 많은 장자(長者)들이 등장한다. 오늘로 치면 대기업 회장님쯤 되는 사람들이다.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수행할 수 있는 물품과 거처를 마련해 준 이들이다. 부처님께서 부를 싫어했다면 이들이 어떻게 부처님을 이토록 따를 수 있었을까? 부처님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무소유로 살라고 하지 않았다. 바른 직업을 통한 부의 축적을 권장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무소유가 불교의 상징이 되면서 가난이 미덕이라는 잘못된 견해들이 생겼다. 무소유는 불필요하게 많이 갖지 말라는 의미이며 또한 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지, 빈 몸으로 이슬 먹고 살라는 가르침은 아니다.

상주 대원정사와 부산 해운대 목탁소리 주지로 있으며 유튜브 ‘법상 스님의 목탁소리’를 통해 15만여명의 독자와 소통하고 있는 법상 스님이 최근 ‘부자수업’을 펴냈다. 무소유가 환영처럼 드리운 한국 불교계에서 눈총받기 딱 좋은 제목이다. 많이 가졌다는 것만으로 불교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감내해야 하는 것을 넘어 스님이 ‘부자수업’이라는 책을 펴낸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마음이 부자면 되는 것이니 돈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스님은 부의 축적에 대한 전혀 다른 개념과 방법을 들려준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내 주변에 부자가 될 수 있는 기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인연의 그물망,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의 법칙에 의해 이루어진다. 스님이 전해주는 부의 비결은 단순히 돈을 다루는 것을 넘어 돈을 불러오는 인간이 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양자물리학의 이론에 따르면 “부족하다”는 결핍 에너지를 내보내면 우주 내 결핍의 에너지가 공명한다. 대신 풍요로운 생각을 일으키면 풍요를 끌어당긴다. ‘화엄경’의 핵심 사상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마음 지어낸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많이 가져도 결핍으로 아귀가 되는 삶도 있지만 적게 가져도 한없이 베푸는 풍요로운 삶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마음을 어떻게 일으키냐에 달려 있음을 스님은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마음을 풍요로게 하는 것이 부를 만드는 비결이고 부자로 향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김형규 전문위원 kimh@beopbo.com

[1707호 / 2023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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