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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닦는 ‘생전예수재’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 성보
  • 입력 2023.12.08 20:35
  • 수정 2023.12.08 21:07
  • 호수 1708
  • 댓글 1

문화재분과위, 12월7일 회의서 결정
“한국불교의례 고유 특성·가치 지녀”

서울 봉은사에서 생전예수재를 봉행하는 모습. [ 법보신문DB]
서울 봉은사에서 생전예수재를 봉행하는 모습. [ 법보신문DB]

불교 의례 중 죽은 뒤 행할 불사를 살아 있을 당시 미리 닦는 재의식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된다.

문화재청 문화재분과위원회 전통지식분과는 12월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제4차 회의를 열어 ‘생전예수재’의 국가무형문화재 종목 지정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생전예수재는 문화재청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이후 30일간 각계의 여론을 수렴한 뒤 최종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 봉은사에서 생전예수재를 봉행하는 모습. [ 법보신문DB]
서울 봉은사에서 생전예수재를 봉행하는 모습. [ 법보신문DB]

생전예수재는 전생에 지은 죄와 금생에 지은 죄를 참회하고, 앞으로 죄를 짓지 않겠다는 서원과 보시를 통해 공덕을 쌓는 불교의식이다. ‘지장보살본원경’ 등 경전에서는 자수(自修)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중국에서 지장 시왕신앙이 성행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豫修十王生七經)’ 등이 전해진 고려시대부터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조선시대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봉은사 생전예수재에 대한 기록이 전해진다. ‘윤달에 열심히 기도하면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도성의 여성들이 봉은사에서 기도를 했다’는 내용이다.

‘미리[預] 닦는다[修]’라는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수재는 본래 불자들이 소홀했던 자기수행을 점검하고 선행을 발원하는 의례를 지향하고 있다. 천도재가 망자를 위해 유족들이 행하는 타력의 의식인 것에 반해, 예수재는 자신의 노력으로 스스로를 구제하는 자력수행을 실천하는 의례다.

서울 봉은사에서 생전예수재를 봉행하는 모습. [ 법보신문DB]
서울 봉은사에서 생전예수재를 봉행하는 모습. [ 법보신문DB]

생전예수재는 윤달에 행하는 대표적인 불교 의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윤달이면 삼사순례, 가사불사와 더불어 전국의 사찰에서 봉행되고 있어 전통문화 유산의 보전과 전승을 위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의 필요성이 대두돼왔다. 현재 서울 봉은사의 노력으로 2019년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데 이어 2022년 양주 청련사 생전예수재가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등재돼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 법보신문DB]
서울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 법보신문DB]

사단법인 생전예수재보존회 이사장 원명 스님은 “불교의 다른 의례들이 죽은 자를 위한 것에 반해 생전예수재는 살아있는 사람·스스로를 위한 것으로, 삶과 죽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않는 불교적 사유가 잘 드러나는 의례”라며 “한국불교 의례의 고유한 특성의 단면을 드러내는 동시에 불교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의 궁극적인 지향점도 함께 추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708호 / 2023년 1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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