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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무시·고흥 성불사 생존 위협하는 한전 규탄한다”

  • 교계
  • 입력 2023.12.19 14:20
  • 호수 1710
  • 댓글 1

성불사 주지 지암 스님, 12월14일 한전 앞 1인시위
탄원서 제출 막혀…“변경 안하면 본사·종단 차원 대응”
12월15일, 화엄사도 송전선 사업 변경 규탄 성명 발표

한국전력공사가 전라남도 고흥과 포두를 잇는 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고흥 성불사 주지 지암 스님이 공사 중단을 요청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와 함께 조계종 제19교구 본사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도 성명서를 내고 “역사문화 외면하고 15만 볼트 초고압 송전선으로 천년고찰 짓누르려는 한전을 규탄한다”고 했다.

고흥 성불사 주지 지암 스님은 12월14일 한국전력공사 나주본사 앞에서 목탁과 경전을 독송하며 한전 규탄 1인 시위를 벌였다. 스님에 따르면 한전이 시행하는 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 범위에 사찰 일대가 포함됐으며, 특히 고압선이 지나가는 3기 송전탑은 사찰에서 불과 200여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스님은 7월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훼손과 수행환경 침해를 호소하며 송전탑 설치 계획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또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를 3차례나 방문해 항의하고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한전 측에서 고흥 성불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별다른 소통 없이 공사를 강행 중이라는 것이 스님의 전언이다.

지암 스님은 수행환경 침해를 우려하며 한전 측의 사업 계획 변경 요구를 촉구했다. 스님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356호 고려 초기 입상여래 불상이 모셔져 있는 성불사는 스님과 불자들이 수시로 정진, 기도, 수행하는 도량이다. 사업 주체인 한전에서는 사전에 아무런 연락이나 상의도 없이 사찰 뒤편으로 송전탑 선로를 설치한다”며 “현장 방문 조사 없이 행정절차를 이렇게 추진하며 현지 거주자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탁상행정을 벌여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찰의 수행환경은 침해해서는 안되는 고유한 영역이다. 국가행정상 최소한 문화재가 있는 곳은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데 한전은 법 위에 존재하는 기관인가 묻고싶다”며 “최소한 500m 밖으로 설치하든지, 지중선으로 설치하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1인 시위 후 스님은 안욱현 화엄사 종무실장과 함께 한전 본사를 찾아 탄원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예약 없이는 제출 불가” 통보를 받아 입장을 전달하지 못했다.

안욱현 화엄사 종무실장은 “한전이 불교를 무시하는 행정으로 일관하며 역사와 전통있는 성불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성불사 수행환경을 위협하는 한전의 송전선로가 노선변경이나 지중화가 되지 않는다면 제19교구본사 화엄사 본말사 사부대중은 물론 조계종 총무원과 함께 강력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12월15일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가 교구종회를 열고 고흥 성불사 한전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화엄사는 “고흥사는 역사와 전통이 생생히 숨쉬는 불교성지고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고흥 지역을 물론 전국의 불자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참배, 정진하는 기도도량”이라면서 “한국전력은 송전탑 공사를 시작하면서 사찰과 불교계와 어떠한 사전연락이나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 4월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한전 관계자가 사찰 뒤편 비봉산 자락으로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가설된다는 구두통보가 끝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화유산 관련 법 제도상 소유사찰은 법적으로 그 지위와 권한이 보장돼 있음에도 한전 측은 사찰 방문이나 설명, 협의는 외면하고 있으면서 소통하고 있다는 거짓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글로벌 일류 에너지 기업을 지향한다는 한전이 뒤로는 천년고찰과 문화유산을 지우려는 후진적 악덕 기업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역사와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한전 측이 공사를 강행한다면 지금부터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을 전적으로 한전 측에 있으며 우리 화엄사 사부대중은 조계종단과 함께 그 책임을 준엄하게 물을 것”이라며 대응을 시사했다.

신용훈 기자

[1710호 / 2024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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